2015년 12월 19일 토요일

국제경제정책론 기말고사


한국외대 국제통상학과
2015-2
박동율 교수님
한국어 강의 

국제무역론 부분의 심화과정 

기말 1주전 예상문제 리스트 배부 
그중 4문제 출제, 4문제 중 자기가 원하는 2문제 선택하여 작성  

때문에 현실정책 내용인줄 알고 엄하게 수강신청했다 드랍못한 정외과나 어문학과 학우들이 피눈물 흘림 ㅋㅋㅋㅋ 무베이스가 노력으로 극복가능한 수준 아님

​이 과목만 A+이었으면 전과목 A+ 학점 4.5 만점이라 솔직히 아쉬웠지만 
그렇다고 아무 근거 없이 0를 +로 올려달라는 구걸하긴 싫었다 









2015년 12월 6일 일요일

지하철 막차에서 졸음의 기회비용


 뭐긴 뭐야 종착역이지 ㅅㅂ

2015년 12월 5일 토요일

연극이 끝나고 난 뒤

1. 수지론은 어제 종강. 김장열 교수님은 아쉽게도 내년에 안식년이시란다. 김교수님 거시들으려고 3년을 기다렸는데 참 아쉽다. 마지막으로 인사를 드렸다. 그분을 지나간 수많은 학생들 중 난 어떤 학생이었을지. 언젠가는 여쭤보고 싶다. 

2. 오늘 조모임이 2개 있는 관계로 민족통일사는 친구방에서 하루 묵었다. 2시까지 정문 그루나루에서 ppt를 열심히 만들다 친구와 간단히 맥주를 마셨다. 그럴듯한 직장에 취업한 여자동기들 이야기를 들으니 기분이 참..이상했다. 위기감인지 남은 2년에 대한 막막함인지. 

3. 옛 선배랑 오랜만에 약속을 잡아 저녁을 먹었다. 동기랑 이 선배랑 동이 틀때까지 술을 먹던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너무 빠른걸 넘어 이젠 무섭다. 23살이 한달 남았다니 너무하다. 

4. 8시까지 꼼짝없이 시청각 1층에 박혀 팀플을 준비하다 내려오는 길에 동아리 엠티에 잠깐 들렀다. 막차 시간에 맞춰 나오긴 했는데 차 타기 직전에 그냥 다시 가서 밤새 웃고 떠들까 하는 강한 충동이 들었다. 하지만 항상 시간은 멈춰주지 않고, 나는 어느새 어른이다. 

5. 중독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은 내가 중독임을 인정하는 것. 나는 다만 그 향취를 느끼고 싶었다. 

6.  힘든 하루를 보낸 후 '저장'하듯이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면 나도 모르게 지금 내 삶을 돌아보는 이상야릇한 시간이 찾아온다. 겨울 매복이 떠오른다.

7. 잔인하게 추운 새벽엔 아무도 내 옆에 있지 않다. 정적만이~ 남아있죠


2015년 12월 3일 목요일

블록버스터급 2일

1. [화요일 레포트 제출 + 수요일 계약법 + 수요일 현장실습 자소서 마감]때문에 월요일은 밤을 샜고 화요일은 3시간을 채 못잤다. 도대체가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효율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잠은 사채와 같아서 땡겨쓰면 무조건 이자쳐서 갚아야한다는걸 절실히 느꼈다.

2. 재직동문특강을 듣고 사과관에 책 꺼내러 가는데 진중권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길래 참석해서 들었다. 정치적 성향은 차치하더라도 확실히 말은 재밌게 잘한다. 괜찮은 시간이었다.

3. 강연 끝나자마자 빈 강의실로 뛰어가 몽롱한 정신을 붙잡고 자소서를 마무리했다. 이미 늦은 시간이었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덥수룩한 머리를 다듬었다. 쇠뿔도 단김에 뺀다지. 막차를 타고 금정에서 내리는데 눈이 펑펑왔다. 너무 춥더라.

4.오는 길엔 분식이 너무 땡겨 중앙동까지 가서 포장마차에 들렀다. 타자일순이라고 하나? 전 메뉴를 일순(一巡)해서 포장해왔다. ㅋㅋㅋㅋㅋㅋ 고구마튀김을 떡볶이 양념에 찍먹하는것만큼 맛있는게 없다. 강추. 

2015년 11월 30일 월요일

사고가 정지된 현대인의 삶

토요일 일정에 토요일이라고 써두다니...도대체 뭐가 있었던거지

2015년 11월 28일 토요일

임시 연휴

어제 수지론과 다음주 월요일 국제법이 휴강이라 의도치 않은 연휴가 되었다. 할 일이 충분히 많이 밀렸지만 거의 손도 못대고 대부분 동계인턴 자소서를 쓰는데 보냈다. 마감기한이 촉박해 첫날을 밤새다시피 했더니 그 후로 밤낮이 바뀌었다. 

오늘은 저녁에 일어났는데 문득 방구조를 바꾸고 싶어졌다. 시야에 침대가 보이지 않고 정면에 포스트잇을 붙일 수 있는 벽이 있도록. 그렇게 이것저것 들춰내며 정리하던 와중 군시절에 모아두었던 잡지 쪼가리들 묶음을 발견했다. 

전역만 하면 멋있고 즐겁게 살 줄 알았는데. 정작 한군데도 가지 못했다. 세상엔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이지 변하지 못하는 것인지. 

2015년 11월 27일 금요일

안녕하세요 추억이에요

오랜만에 들르는 노량진 9호선. 아주 오래전 어느 여름날이 생각나 블로그 첫페이지를 뒤적였다. 잘 살고 있을런지. 

 
학기초 중앙대에서의 하루도 기억이 나 적어둔다. 출구 앞에서 30분을 얘기했었지.   

2015년 11월 26일 목요일



난 1호선 역들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정취가 좋다.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아무래도 난 7~80년대에 태어났어야 했나보다. 

2015년 11월 21일 토요일

안녕 디지몬


 

요즘 새벽에 깨있을때가 많아 3~4시쯤 되면 어김없이 한번씩 해봄. 고등학교 때부터 즐겨듣던 노래. 

2015년 11월 20일 금요일

15년 11월 20일 금요일의 기록


당장 18시에 수지론 mid2 시험이 있었지만 오늘까지 마감인 현장실습 공고가 있어 부랴부랴 자소서를 썼다. 자유양식이었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해 딱 2항목만 썼는데 시험끝나고 집에 오는길에 생각해보니 마지막에 너무 말도 안되는 말을 쓴 것 같아 우스웠다. 쓸 당시에는 괜찮은 것 같았는데. ㅋㅋㅋㅋ 역시 중요한 글은 퇴고를 시간차를 두고 여러번 해야 한다.


어제는 자취방을 빼고 오늘은 자소서를 쓰느라 이틀동안 수지론을 거의 손도 못댔다. 그래도 그동안 틈틈이 공부해둔 덕분인지 시험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numerical을 풀때는 차라리 analytic을 풀고 싶다고 생각하다가도 끝판왕 정책론을 볼 때면 역시 numerical이 100배 낫다. 수지론은 교수님 강의와 material이 너무 좋다. 


밥도 제대로 못먹고 3시간동안 시험을 치고 나니 배가 너무 고팠다. 갑자기 치킨이 너무 땡겨서 집가는길에 C와 치킨벙개를 할까 생각했지만 전화를 해보니 C는 '우연히'도 '치킨'을 먹는 중이라고. ㅂㄷㅂㄷ...


가는 길에 검색해보니 멕시카나가 평이 좋아 마늘치킨/땡초치킨을 시켜봤는데 일단 너무 비싸고(25000) 맛은 뭐 그럭저럭, 땡초는 너무 매웠다. 내가 매운걸 진짜 못먹긴 하지만 치킨과 우유의 교환비가 거의 한조각:반통에 육박했다.

2015년 11월 19일 목요일

안녕 이문동

 
 
짧은 자취생활을 마치며.
내일 입을 옷으로 배개와 이불을 만들어 잤다.
열심히 행복하게 살자.

 
 
 

2015년 11월 6일 금요일

감기와 여유

본관 뒤 벤치. 수업이 늦게 끝나는 날이면 학식을 먹고 따뜻한 음료수를 마시며 여기 앉아있곤 한다. 그렇게 춥지 않은 날에만. 이제 더 추워지면 이러지도 못하겠지. 그건 참 좋다. 조용하게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가진다는게. 

전역 후 한번을 안걸리던 감기에 걸렸다. 비염환자에게 코감기는 최악이다. 하지만 감기약과 카페인을 동시에 먹었을때 그 몽롱함과 차분함은 지금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하다.

2015년 11월 2일 월요일

11월 즈음엔


매년 이맘때는 사고방식에 큰 변화가 생긴다. 목표가 바뀌고 삶의 방향도 달라지고. 지나간 일에 대해 길게 쓰고 싶지 않다. 말하자면 끝도 없고. 후회도 없다. 다만 이번에도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야"라고 생각할 때가 많았는데
오늘은 문득 그럼 어느때가 그럴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하루가 너무 빠르다. 수많은 감정과 생각들이 떠오르고 사라진다.





2015년 10월 21일 수요일

조삼모사

이문동에 거주하는 23세의 한 복학생은 월화수 3일에 걸쳐 인생 최대의 카페인을 섭취하며 6과목의 중간고사를 보는 와중 한과목을 거의 문예창작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으나 다행히 지갑 속에 넣어두는 2달러 덕분인지 남들이 한창 뺑이치는 와중에 언제 마지막으로 마셨는지 기억도 나지않는 맥주 한캔과 푸짐한 짱깨를 시켜먹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다음주엔 아직 시작도 못한 중요한 발표가 한번 있지만 오늘만큼은 몸에 쌓인 카페인이 다 빠질때까지 보일러 따뜻하게 틀어두고 핸드폰도 끈채로 내가 쓴 소설에 교수가 기적적으로 감탄하여 표지에 A를 휘갈기는 상상을 하며 잠들기로 했다.

2015년 10월 15일 목요일

냉부 애청자

어떻습니꽈 맛있습니꽈~~~ 

2015년 10월 5일 월요일

심각하게 살지 않겠다











2015년 8월 30일 일요일

첫 단추가 너무 커

개강도 전에 레포트를 주구장창 쓰고있다. 교수님께 눈도장 좀 받으려고 시작을 거창하게 했더니 뒤로 갈수록 감당하기 버거워진다. 그래도 어쩌겠어 2년만에 첫 과제부터 용두사미가 될 순 없다. 그러다 오늘 이 그래프 한개를 20분만에 겨우 그리고 워드프로세서의 위대함을 느끼며 복학생 못해먹겠다고 생각했다. ㅋㅋㅋ접선이 접해야 접선이지 내가 그리면 왜 접하질 않는거야

2015년 8월 25일 화요일

일일 휴가

8월 24일.
여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하루정도는 나에게 완전면책권을 주자고 오래전부터 생각했었다. 모르겠다. 공허하다. 열등감에 시달리고 있는건지. 스스로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내 무의식은 나도 모르겠다. 열심히 사는게 행복하게 사는걸까. 그것도 모르겠고, 어떤게 열심히 사는건지도 모르겠고, 내가 열심히 하고있는건지도 모르겠다. 1%의 여유도 없이 공부하고 지식을 쌓고 그렇게 사는게 가능한지도 모르겠고 합리화인지도 모르겠다.

뭐 어쨌든 오늘은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기로 했으니. 어제 찍어둔 플레이리스트를 크게 틀고 청평호까지 쐈다. 가서 수상레저를 했는데ㅋㅋㅋㅋㅋ난 어렸을때 익사위기에 처했던 이후로 물에 대한 공포가 있다. 그래서 일단 물에 안빠뜨리는(걸로 보이는) 보트를 먼저 탔는데 어느 정도 가니까 물에 내팽겨쳐져 있었다. ㅋㅋㅋㅋㅋ안빠질줄 알고 선글라스랑 헤어밴드 쓰고 탔는데 물 속에서 정신차려보니 다 날라가고 없었다. 두개 합치면 10만원은 될텐데.

아니 그건 둘째치고 나이에 안어울리는 부끄러운 얘기지만 물에 빠지는 순간 진짜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ㅋㅋㅋㅋㅋ 어찌저찌 발길질해서 다시 보트에 올라탔는데 옆에 같이탔던 친구가 내 헤어밴드랑 선글라스를 가지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그 친구도 선글라스를 끼고 탔는데 자기 선글라스는 날라가고 왜 어떻게 내 선글라스를 주운건지 서로 이해가 안돼서 돌아오는길에 미친듯이 웃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빠지는 순간 자기 가랑이에 선글라스가 껴있어서 자기껀줄 알고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었단다. 난 아직도 내가 보트에 올라탔을때 내 선글라스를 들고 어색한 표정을 짓던 친구의 표정이 눈에 선하다. ㅋㅋㅋㅋ

그 뒤로 두세개 정도를 더 타고 나와 가평쪽으로 드라이브를 했다. 남이섬은 군대가기 전에 가봤어서 그 옆에 있는 작은 산책로 비슷한 곳에서 (사람이 없어서 조용하니 좋았다. 불륜커플들이 최소 2쌍은 있으리라 예측했으나 실패했다) 여유를 즐겼다. 아까 죽음의 공포를 느꼈던 덕분인지 하루종일 약빤듯한 기분이었다. 술은 안먹었지만 만취한것만 같은 기분으로 여기저기 쏘다니다 밤에 돌아왔다. 오늘만큼은 아무것도 고민하지 않고 행복하게 늘어지게 자리라.

2015년 8월 10일 월요일

묶음1

당신은 술을  마시며 시계를 흘깃 쳐다본다. 지하철  막차가 끊긴다면 택시를 타야 하고 할증까지 물어야  한다. 술 취한 친구의 한탄을 10분 더 듣는 것이 할증 붙은 택시비보다 가치가 더 있는지 머릿속을 굴려보는  것이다. 물론 그런 한탄은 가치가 없다. 할증 택시 요금만 한 가치도  없고, 지하철 표만큼의  가치도  없다. 왜  사는지  모르겠다는 푸념부터 시작해, 당신의 친구를 괴롭히는 상사 이야기, 연락이 없는 애인 이야기, 그 애인의 의심스러운 새로운 상대, 슬프게 늙어가는  부모님의 이야기는 다음 날 술이 깨면 기억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 술자리에서 그 이야기는 또다시 반복된다. 당신은  건성으로 듣다가 다시 시계를 쳐다 보는 것이다. 그런데 그걸 아는지 모르겠다. 친구 이야기도, 당신의 이야기도  사실은 비슷비슷하다는 것을. 그리고 술집에 모여 있는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거기서 거기다. 그러나 당신은 외롭다. 당신의 친구도, 술집에 앉아 있는  모든  사람들도 외롭기는  마찬가지다. 애인이 있든  없든, 좋은 직장이든 나쁜 직장이든 상관없다. 그래서 당신은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다. 친구가  외로워  보여서, 당신도 외롭기는  마찬가지라서. 시간은 12시가 넘어버렸고, 어차피 늦을 바에 더 이상 나올 이야기가 없을 때까지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볼 참이다.

당신은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잠시, 라고 생각할 때 시간은 멈춰주지  않는다. 그 잠시 동안 한 사람의 인생이 뒤바뀔  만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을 직시하는 용기일 뿐이다. 변화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당신은 아래로  밀려 내려간다. 인생은 오르막길이다. 막연한 미래를 기대하며 잠시 다른 일을 하기엔 인생은 너무 짧다. 하지만  당신은 변화하지  않는다. 당신은 잠깐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기를 그만둔다. 그런 사이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버리고 당신에게  더 이상 기회가 오지 않는다. 버스는 떠났다. 기차도 택시도 오토바이도 모두 떠났다. 인생에  시간표 따위는  없다. 인생은 오르막길이다. 멈추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미끄러지며 내려간다.

당신이  학생이라면 휴학서를  가방에 넣고  있을 것이다. 어차피  당신이 전공하는 학과는 당신이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를 테니까. 대학 생활에 낭만을 기대했다면 한  달도 못 가서 실망했을 테고, 고등학교 때와 다름없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토익 시험과 공무원 준비, 취업 준비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당신이 공부하고 있는 것은 당신이 공부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다. 도서관에 숨어서 소설책을 읽고 있는 사이 다른 학생들은 열심히 미래를 향해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길. 그리고 당신이 무엇이 되고 싶었는지 이야기하지 마라. 다 지나간 이야기다. 지금의 당신은 당신이 되고 싶었던 당신이  아니다. 이젠 술자리에서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도 지겹다. 지하철 표 한 장의 가치도 없음.

하지만  인스턴트커피를  연거푸  마시면서 오늘도 일을 한다. 그리고 인스턴트커피 속의 크림은  당신의 장에 차곡차곡 싸인다.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은 당신이 하고  싶어했던 일이 아니다. 크림은 진짜 우유가 아니라 우유맛이 나는  화학물질일 뿐이다.

2015년 8월 4일 화요일


어젠 강남역에서 밤새 술을 마시다가 새벽에 헤어졌다. 오늘 일어나서 어제 찍은 사진들 좀 보는데 이건 뭘 찍으려던 건지 ㅋㅋㅋㅋ이젠 과음하면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2015년 8월 2일 일요일

국제무역사 시험날. 경기고는 산 속에 있어 시험보기 전부터 유산소운동을 했다. 시험은 평이했다. 조금 덜 공부했어도 넉넉했을텐데.

난 connecting the dots에 대해 냉소적인 시각이다. 그렇지만서도 여기에 투자했던 내 시간이 그렇게 멀리 떨어진 점이 아니었기를 바란다. 시험이 끝나고 밖에 나왔을땐 정신없이 전력질주하다 정신차려보니 결승선을 지나있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갑자기 끝나나. 웃음이 나왔다. 햇살이 좀 강했지만 잠깐 운동장에 앉아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왔다.


코엑스에 가서 점심을 먹고 근처 사우나에서 한숨 잤다. 
수면실에 사람도 없고 서서히 졸음이 쏟아지니 참 아늑하니 좋았다. 

밤엔 한강언저리에서 맥주를 마셨다. 
어제 잠을 별로 못자서인진 몰라도 오늘은 꽤나 속깊은 얘기를 털어놓았다.  

2015년 7월 22일 수요일


천안에 사는 친한 학교 동기형이 휴가를 나왔나보다. 간만에 오후까지 늦잠을 자고 1시에 일어났는데 안산으로 오고 있다는 카톡이 와있었다.  짬찌가 선조치 후보고를 하다니.

한창 싱숭생숭할 때다. 나나 형이나. 오이도에 가서 같이 바다를 봤다. 난 전역만 하면 뭐든지 다 될 줄 알았는데. 세상은 달라진거 하나 없고 내 능력은 더더욱 그랬다.

내가 하고 있는게 잘하고 있는건지 모르니까. 그래서 답답하다. 다시 되돌리기에는 이미 간게 너무 많은데.

2015년 7월 18일 토요일


매번 가을은 마음의 준비가 안됐을때 갑자기 찾아온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갑자기 쌀쌀하고 하늘이 그동안 보던거랑 좀 다를때. 쓸쓸하고 착잡해진다. 옛날에 호주에 갔을때 처음으로 느꼈어서 난 매년 그런 날이 찾아올때마다 호주가 왔다고 하곤 한다. 내 인생에서 큰 일들은 전부 가을에 있었다.

오늘이 딱 그런 날이어서 난 벌써 여름이 끝난건가 겁이 났다. 버티고 있다지만 아무것도 이룬게 없는데. 다행히 날짜가 날짜인지라 어제 비가 온 탓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이번 여름이 끝날땐 홀가분할 수 있을런지. 과연 언제쯤 나는.




2015년 7월 16일 목요일



어제 강남대로에서 한블럭 건물쪽으로 들어간? 그런 차와 사람이 같이 다니는 도로에서의 일이다.

보통 그런도로에서 내는 속도를 넘어 달리는 차와 90도로 마주쳤는데 골반쪽이라 다행히 순간적으로 몸은 뒤로 뺐지만 발이 바퀴에 깔렸다.

일단 당시에는 괜찮았지만 교통사고가 그 당시에는 아드레날린 솟구친 흥분상태여서 이상이 없는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문제가 생긴다는 글을 어디서 본 기억이 났다. 그래서 그 말을 운전자한테 말하고 차 상태 이상없는거 확인한다음 나는 내일 검사를 받아볼테니 당신도 보험회사에 연락을 해서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건지 알아봐라 굳이 과실을 따지면 당신이 훨씬 큰건 당신도 알겠지만 내가 당신한테 악의가 있는건 아니니 걱정하지 말고 피차 바쁘니 불필요하게 시간낭비하지 말자고 말하고 연락처 주고 받고 보냈다.

그뒤로 하룻밤 지날때까지 걸을 때 조금 쑤시는거 빼곤 별 지장도 없고 해서 혹시 모르니 엑스레이나 한번 찍어보고 만원돈밖에 안하는거 그냥 앞으로 조심하시라고 말하고 끝내자는 마음으로 정형외과에 갔는데 찍어보니 부러지고 금가고ㅋㅋㅋㅋㅋㅋ난리났다. 신기하게 의사가 누르는 부분만 엄청 아팠다. 


여튼 그래서 처음에 접수할때 자비로 하겠다고 했던거 물려서 보험으로 접수하고, 피같은 7만원 시원하게 긁고(나중에 환불된다고 했는데 피셔의 2기간모형과 7만원이 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하고픈 충동을 꾹 눌렀다) 깁스하고 병원나오는데 헛웃음이 나와 한참 웃었다. 진짜 다치는건 한순간이다. 한방에 훅간다...ㅋㅋㅋㅋㅋㅋㅋ

왜 하필 그시간 그순간에 거기있었는지 참 말도 안되는 우연이다. 참 재수도 더럽게 없네 하면서도 좀더 심하게 다치거나 아님 막말로 죽었거나 했으면 그 순간 내인생도 그대로 끝났을거라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다. 부귀영화건 성공이건 보람찬 하루하루건 뭐건간에 안전이 최우선이다. 특히 도로에서. 운전자던 보행자던 내몸은 내가 지키자고.

2015년 7월 13일 월요일

매주 일요일이 그렇지만 잠을 제대로 못자고 아침부터 부랴부랴 나와서 너무 피곤했다. 이래서 쉬는날 잠을 몰아자는게 좋지 않다. 나라고 모르는게 아니었지만 수면욕은 너무 강력한 본능이라 알람이 울리고 잠깐 정신이 들었을 때 그 몽롱한 무의식 중에 수면욕과 싸워 이기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반쯤 감긴 눈으로 화장실 거울 앞에 멍하니 있노라면 도대체 군생활 21개월 하루하루 피곤해서 어떻게 버텼는지 궁금해진다.

학교 통학할 때 특히 그랬는데 어떤 일정이 있는날 늦잠을 자거나 해서 일단 평소보다 늦었을때. 굉장히 촉박하게 준비를 해서 뛰어가던 택시를 타건 어쨌던간에 그렇게 해서라도 한번 제시간까지 가고 나면 다음 일정 땐 알람이 울릴때 저번에 일어났던 그 시간까진 자도 된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꼭 3분 늦어서 출결점수 한번 까인다음에야 후회하지. 3분만 빨리 일어날걸 하고.

다음주 일요일엔 건강이 썩어가는걸 느끼면서도 과도한 카페인 섭취를 해야만 할 때의 꺼림직한 기분을 느끼지 말자. 난 카페인이 몸에 너무 잘 받아서 각성효과가 강하게 오래 간다. 살짝 뜬 기분이 돼서 평소라면 안했을 말도 하고 그런다. 고등학교 나이때는 단순히 커피가 안졸리게 해준다고만 알아서 카페인에 취해 밖에서 감정을 막 쏟아내고 집에 돌아와 자기전에 생각해보면 어리둥절할때가 많았다. ...내가 진짜 그랬다고? 알코올과의 시너지효과는 더 대박이다. 신입생 때 바에서 예거밤만 동틀때까지 마신적이 있었는데 그때 내가 그렇게 개가 될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또 반대로 각성효과가 훅 없어지고 나면 정말 공허하고 무기력하다. 에너지를 땡겨쓰는 것 같다. 그 느낌이 참 싫어서 웬만하면 커피를 안마시는데 요즘은 내 의지만으론 버티기 힘들게 피곤해서. 시간에 끌려다니기보다 빨리 내가 시간의 주도권을 제대로 잡고 싶다.


얘기가 엄청 샜다. 오늘은 피곤하고 예민해서 딱 내가 해야될 것에만 최소한으로 에너지를 써서 집중하자는 계획이었는데, 지하철을 반대로 타서 다시 반대로 탔더니 역을 지나서 내리고, 실내에서 우산피고 걷고(심지어 강남역), 화룡점정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두정거장 남기고 졸아 종착역까지 가는 등 바보짓의 향연을 펼쳤다. 마지막으로 택시에 우산을 두고 내리자 화도 나질 않아 그냥 비를 맞으며 실성한듯 한참 웃었다. 아니 어떻게 밖에 비가오는데 우산을 두고 내리지ㅋㅋㅋㅋㅋ

2015년 7월 1일 수요일

정말 긴 하루였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보다 몸이 피곤한게 훨씬 낫다는걸 잘 안다. 100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일단 도전하고 죽이되든 밥이되든 아득바득 버티는것. that's the point

2015년 6월 29일 월요일

술 많이 먹고 간신히 집에 들어와 곯아떨어진 날. 이런 날 꾸는 꿈은 내 무의식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무서운 프로이트. 좀만 절제할걸 하는 생각도 드는데 그래도 어떤 전환점이 된 것 같아 나쁘지 않다. 가끔은 타의도 필요하다.

2015년 6월 21일 일요일


어제자 잠실 두산전. 의도치않은 맥주빨리먹기대회 때문인지 미쳐날뛴 희미한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

2015년 5월 23일 토요일



요즘은 자전거를 타고 중도에 다닌다. 밤늦게 올때면 선선하니 좋다.

도서관에선 하루죙일 토익모의고사를 푸는데 뭔놈의 택배는 육해공 통틀어 보내기만 하면 지연배송이며 신문이고 잡지고 구독기간 끝나기만하면 갱신해달라고 찡찡. 앞으로 해외직구랑 뉴욕타임스는 안하는걸로

2015년 5월 17일 일요일

전역 후. 아무리 난 이제 호모 루덴스라고 우스갯소리로 떠들었어도 그렇지 있는 힘껏 술과 밤샘으로 흥청망청 인생을 낭비하는 중이다. 물론 죄책감 가득히. 특히 밤낮이 구분이 안되는 칙칙한 모텔방 같은 아침이 진절머리가 난다. 괜찮아 난 군인이니까라는 방어기제도 유효기간이 끝났다. 매일밤 희미한 정신으로 집에 걸어오면서 이제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를 요 며칠 사이 30번도 넘게 뱉다 보니 말출때 예매해둔 kt전 날짜가 되었다.


위즈파크는 수원이라 가까울줄 알았는데 역에서 버스타고 은근히 들어가야 했다. 목동야구장 가는 느낌. 별로다. 목동은 오목교역에서 걸어서라도 갔지. 그렇다고 차를 타고 가자니 직관의 꽃 치맥을 할 수 없고 주차는 왜 또 예약주차만 받는건지. 구장 자체 시설은 깔끔하고 좋긴 한데 수용인원이 그리 많지는 않다. 외야가 과장 조금 보태서 잠실의 1/3. 또 매점이 구내에만 있어서 줄이 미친듯이 길다. 시간 딱 맞춰 갔는데 먹을거 다사고 다니 3회초..ㅋㅋㅋㅋ

게임은 강민호가 만리런을 치는 등 크게 이겼다. kt는 무엇보다 수비를 너무 너무 너~~무 못한다. 무슨 고교야구 보는 줄 알았네. 어느정도 엘꼴마냥 치고받고해야 보는 것도 재밌는데. 원사이드한 경기가 재밌는건 국가대항밖에 없다는게 내 지론이다. 웬만하면 경기중에 안나오는데 오늘은 도저히 kt가 남은 이닝에 뭘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안들어서 8회초에 적당히 빠져나와 놀부보쌈과 소주를 먹었다. 돌아오는 길엔 100%의 방종은 오늘까지라고, 내일부턴 밀려있는 것들도 하나씩 처리하고 뭘 하든 be productive하리라 생각했다.

아 그리고 오늘 kt 라인업에서 박기혁을 봤다. 내가 박기혁때문에 롯데야구 보게 됐는데 박기혁은 내가 막상 야구를 보게 되니 군대에 끌려갔다. 이렇게 군필자로 만나는군. 박기혁 응원가가 바뀐걸 듣고 기분이 묘했다.

2015년 5월 9일 토요일

마지막 휴가복귀. 의정부역에서 버스터미널까지 가는 길은 언제나 경치가 참 좋았다.


저번엔 대광리에선 동기랑 개고기를 먹어봤는데 부대사람들이 그렇게 극찬할 정도의 맛은 아니었다. 향도 좀 있고. 여태까지 근처에서 가봤던 집들 중 괜찮았던 곳은 두꺼비하우스, 부산식당, 유일순대국 정도. 내입맛엔.ㅎㅎ 


2015년 5월 1일 금요일

 짭스트코에서 초밥과 와인과 맥주를 사고 

탄천에서 초여름밤이 얼마나 좋은지 실컷 떠들었다.

2015년 4월 29일 수요일

부대에선 공을 뻥뻥 칠 수 없는 좁은 체단실 배드민턴 코트가 아쉬웠다. 그래서 휴가도 나온 김에 날잡고 전용구장에 왔..지만 파트너가 굉장히 체력이 부실해 게임한 시간보다 쉰 시간이 더 많았다.ㅋㅋㅋ 뭐 어쨌든 제대로 각잡고 하는건 슬슬 칠 때완 다른 재미가 있다.  

2015년 4월 17일 금요일


딱 10%의 전원(내 배터리는 우월한 탈착식이므로 핸드폰이라기보단 이성의)만 남겨두고 돌아와 집 근처에서 심야영화 보는걸 즐긴다. 내 취미의 역사를 따져보자면 많은걸 얕게 하는것보단 적은걸 깊게 하는 취미 속 취미를 고려해봐도 상위권에 위치할만큼 꽤 오래전부턴데 오늘은 처음으로 영화관에 혼자라 기념해봤다. 불현듯 손익분기점과 조업중단점이 떠오른다면 당신은 이미 경제학의 노예. 


심야영화의 재미는 맛있는 밀맥주 두캔과 침대에서보다 더 침대같이 보는 맛인데 오늘은 그런 의미에서 꽤 기억될만한 관람이었다. 영화가 그닥 재미없었다는 점만 빼면. 그래서 죽기전에 한번은 가장 인기있는 영화의 가장 붐비는 시간대에 첫 손님으로 가서 전 좌석을 일시불로 긁어보겠다고 생각했다.

2015년 4월 15일 수요일


가든파이브는 교통도 편리하고(무엇보다 터미널에서 출발해 버스 오는 시간이 정확하다) 웬만한 게 다 있어 뭘 사러 올 때나 그렇지 않을 때도 바람쐬러 나오기 좋다. spa가 spao말곤 딱히 없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 spao는 왜 있을만한 곳엔 없고(ex. 강남) 없을만한 곳엔 있는지.

얼마 전 깬 적금으로 이것저것 사고 카페 야외석에서 한갓지게 서핑을 했다. 이제 밖에 앉아도 괜찮은 날씨가 됐다. 뭐니뭐니해도 야외석의 최고는 고깃집과 횟집 그리고 초여름쯤에 가는(초여름이 되야 그시간에 적당히 해가 질듯 말듯 한다) 8교시가 끝나고 회기쪽으로 좀 걸으면 나오는 2층카페인데. 조만간 한 번씩 가야겠다.

2015년 4월 14일 화요일

벚꽃이 피는 걸 보지도 못했는데 벌써 지고 있다. 쨍쨍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우중충하다.


중앙도서관에서 책을 좀 읽다가 동수원에 가서 스파게티를 먹었다. 붐비고 왁자지껄한 곳은 별로다. 한적하면서 퀄리티도 나쁘지 않은 가게가 있어 자주 간다.

안경테를 바꿔볼까 해서 alo도 잠깐 들렸는데 가격대가 브랜드급이랑 별 차이가 없어서 다음에 라디오아이즈나 한 번 들려보고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nc가 뉴코아의 줄임말일 수도 있겠다는 우스운 가설을 세웠다. 근데 곱씹어볼 수록 설득력 있다.

2015년 3월 26일 목요일


부대선임을 수산시장에서 만나 해물탕을 알차게 먹고 간만에 당구 한 게임. 당구 진짜 오랜만이었는데 막상 치니까 재밌었다. 당구는 남자끼리 술 마실때 차와 차 사이에 할만한 것으로 아주 적격이다.

마무리로 쇼신에서 사케를 먹었다. 맨날 쇼신이야..ㅋㅋㅋ (그래도 좋다)


수산시장에서 밥 배불리 먹고 술 적당히 마시고 여기로 올라오면 그렇게 좋더라.  



2015년 3월 17일 화요일

게임을 그렇게 미친듯이 좋아하진 않아 집에서는 아예 하지 않지만 늦은 밤이 되면 종종 pc방에 가서 하곤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작년 여름쯤에 한대앞 근처에 언제가도 넓고 한갓진 pc방을 하나 찾았기 때문. 주류매장에서 싼 값에 사가는 퀄리티 좋은 맥주 정도면 더할 나위 없다. 유투브에서 좋아하는 밴드의 full concert를 틀어두는 것도.


대신 이렇게 집에서 거리가 좀 있어 올 때는 항상 택시를 탄다. 택시정류장이 바로 앞에 있어 편하기도 하다. 아무리 선불정액을 넣어도 택시비 나가는거 하면 적자지만 가끔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정신적 효용이 있는 법이니까 fair enough. (사실 나올 때쯤되면 술이 많이 올라있어 천의 자리에서 내림을 해버리는 안 좋은 버릇이 나와 어쩔 수 없다.)

다시 민간인이 되면 자제를 좀 해야겠지. guilty-free하게 새벽귀가를 하는 것도 휴가중인 군인일 때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2015년 1월 29일 목요일

 
복귀날 아침 30분째 나의 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