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번 가을은 마음의 준비가 안됐을때 갑자기 찾아온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갑자기 쌀쌀하고 하늘이 그동안 보던거랑 좀 다를때. 쓸쓸하고 착잡해진다. 옛날에 호주에 갔을때 처음으로 느꼈어서 난 매년 그런 날이 찾아올때마다 호주가 왔다고 하곤 한다. 내 인생에서 큰 일들은 전부 가을에 있었다.
오늘이 딱 그런 날이어서 난 벌써 여름이 끝난건가 겁이 났다. 버티고 있다지만 아무것도 이룬게 없는데. 다행히 날짜가 날짜인지라 어제 비가 온 탓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이번 여름이 끝날땐 홀가분할 수 있을런지. 과연 언제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