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17일 금요일


딱 10%의 전원(내 배터리는 우월한 탈착식이므로 핸드폰이라기보단 이성의)만 남겨두고 돌아와 집 근처에서 심야영화 보는걸 즐긴다. 내 취미의 역사를 따져보자면 많은걸 얕게 하는것보단 적은걸 깊게 하는 취미 속 취미를 고려해봐도 상위권에 위치할만큼 꽤 오래전부턴데 오늘은 처음으로 영화관에 혼자라 기념해봤다. 불현듯 손익분기점과 조업중단점이 떠오른다면 당신은 이미 경제학의 노예. 


심야영화의 재미는 맛있는 밀맥주 두캔과 침대에서보다 더 침대같이 보는 맛인데 오늘은 그런 의미에서 꽤 기억될만한 관람이었다. 영화가 그닥 재미없었다는 점만 빼면. 그래서 죽기전에 한번은 가장 인기있는 영화의 가장 붐비는 시간대에 첫 손님으로 가서 전 좌석을 일시불로 긁어보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