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책을 반납해야 될 때가 왔다. 전날 메모장에 적어둔 action plan을 옮겨보자면
i) 덕성여대에서 쏘카타고 출발
ii) 도서관 앞에 잠깐 대고 책을 반납, 가방을 내려두고
iii) 회기에 쏘카반납
iv) 오는길에 flat people 쿠폰으로 짜메리카노를 한 잔 먹으며
v) 잠깐의 광합성 후
vi) 성적증명서 제출하고
vii) 학식먹고
viii) 도서관 복귀
였는데 ii)에서 도서관 앞에 자리가 없어 충동적으로 교수회관 주차장에 들어갔다가 나중에 주차요금 내면서 애좀 먹었다. 나머진 양호. 회기에서 오는길은 예전 K방에서 같이 살때 학교 오던길과 똑같았다. 쓸데없는 생각이 떠올라 의식적으로 묻었다. 행복하면 됐지.
공부중에 L에게 저녁먹자고 연락이 와서 또다른 L과 함께 셋이 우리들의 숨겨진 맛집 ㅅ에서 즈란양고기를 배불리 먹었다. 향있는 요리는 확 땡길 때가 있지, 그럴땐 안먹고 못배겨, 하며 칭다오를 곁들였다. L은 어떻게 딱 내가 학교에 있을때 연락을 하는지. 기가막히다.
오는길엔 자전거를 찾으러 다시 덕성여대에 들렀다. 천천히 산책하며 둘러봤는데 학교가 참 크고 이쁘다. 건물이 대부분 벽돌이다. 학생회관이 따로 건물로 있는걸 보고 살짝 컬쳐쇼크를 먹었다. 영화를 찍는 학생들도 있었다. 너무 부러웠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건 뭘까. 얼마전 L에게 솔직한 얘기를 했던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벤치에 앉아 정규 종합대학생으로서의 내 삶을 한참동안 상상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