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말을 많이 했나, 싶기도 하지만 가만히 앉아 아무말도 안하고 있는 것보다야 50배 나은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평소보다 조금 늦게 퇴근했다. 피크 퇴근시간에 딱 끼어버린 김에 그냥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서서 가기로) 했고,
이왕 지하철을 타기로 한 김에 에잇세컨즈에 들러 카라티 한두개를 집어갈까 했지만 막상 가보니 카라티는 흰색 오버핏 한종류밖에 없었다.
만원 지하철에 반으로 접힌 색종이처럼 낑겨 가면서는, 앞으로는 20분이 더 걸리더라도 버스를 타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역에서 집까지 들어가는 길은 꽤나 상쾌하다. 내손동 집보단 한참 더 걸리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