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11일 목요일

#3. 벨기에 오스텐트


좋은 꿈을 꾸었는지 그 어느 때보다 상쾌하게 일어났다. 어제까지 착잡했던 기분이 훨씬 나아졌다. non-smoking 호텔(이라기보단 호스텔에 가까웠다)인 관계로 씻기 전 잠깐 나와 담배를 피웠다. 어제 그 북적이던 거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한적했다. 유흥가의 아침에서 느껴지는 허무한 기분은 한국이나 여기나 별반 다를 게 없다. 외국에 혼자 살면 무척 외롭지 않을까.
 
1층에서 조식을 먹었다. 전형적인 English breakfast로 베이컨이 꽤나 짠걸 빼면 괜찮았다. 적당한 양의 맛있는 아침만큼 하루를 기분좋게 시작하는 방법도 없다. 먹어야 해서 억지로 먹는 아침은 이제 말아야지. 한국에 가면 아침만큼은 맛있게 먹어야겠다.
 
체크아웃을 하고 밖으로 나오니 여전히 조금 쌀쌀한 가을 날씨와 퀴퀴한 대마초 냄새가 확 풍겨온다




centraal에서 1215분 기차를 기다리며 역내에 있는 the doner factory라는 식당에서 감자튀김과 커피를 먹었다





출발하기전 역 건너편에 가보지 못한게 아쉬워서 사진으로라도 몇장 찍었다.




브뤼셀행 탈리스를 타 1시간 20분 정도 이동했다. 도중에 로테르담을 지나쳤다. 로테르담에도 한 번 들리고 싶었는데.







역사가 고풍스러운 역에 내려 환승할 기차표를 끊었다. 표를 사면서 매표시 직원이 벨기에에서는 26세 미만인 경우 교통비가 반값으로 적용된다는 팁을 주었다. 그래 난 아직 청소년요금 내는 젊은 나이라고. 146분발 기차를 기다리며 와플을 3유로에 먹었다. 토핑으로 slagroom을 골랐는데 그냥 생크림보단 훨씬 달짝지근하니 맛있었다. 역사 내 화장실에 들렀는데 50센트를 내는 유료화장실이라 당황했다.






기차로 2시간에 갈 거리를 4시간만에 도착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대전에 내렸어야 할 것을 대구에서 내린 셈. 똑같은 역을 한시간만에 반대방향으로 다시 오니 허탈해서 웃음이 터졌다.








호텔과 해안가가 가까웠음. 중국인이 serve하는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음.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해 중국어로 소통함. 한국인이 벨기에 식당에서 중국어로 주문하니까 되게 웃겼다. 영어로 주문 -> Dutch로 대답 -> sorry I can't speak Dutch -> Dutch로 대답 -> you Chinese? -> Dutch로 대답(사실 대답한건지도 모르겠음) -> 그냥 중국어로 주문




그래도 탁 트이는 푸른색이 좋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