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르 광장. 한국인도 꽤 많았지만 동질감을 느끼기 싫었다. 그들이 미워서, '한국이 싫어서(c.f. 동명의 소설이 있는데 꽤나 재밌다)'가 아니라 이왕 탈출한 만큼 탈출한 동안은 제대로 탈출하고 싶어서.
산 미구엘 시장. 이런 시장에서 모르는 외국인과 섞여 맥주를 마시며 이런저런 대화와 농담을 나누며 잔뜩 취하기? 살면서 한번쯤은 할만한 경험이라고 생각하나 그 이상은 내 정서와 심각하게 맞지 않고 그 한번이 오늘은 아닌게 분명하다. 남들의 로망이라고 내 로망이 되어야 할 필요는 없지.
왕궁. 탁 트인게 좋았지만 내부까지 들어가진 않았다. (창렬)
100년 전통으로 유명한 가게에서 별 기대없이 츄러스를 먹는데 먹는 순간 뒷통수에 번개가 지나갔다(요리왕 비룡). 너무 맛있어서 언젠가 만들어먹으리라 굳게 다짐하고 츄러스 내부를 다급하게 찍었다. 취사병 출신 멍렬을 꼬드겨 후문에서 츄러스 장사나 해볼까 생각해봤다. 모르모트형과 훌륭한 보완적 관계가 되겠지?
엄청 오래된 가게라던데. 저녁을 여기서 먹으려다 20시부터 연다고 해 돌아갔다. 아무리 봐도 한 브랜드의 가치에서 역사 내지는 전통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모든걸 dominate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스페인의 더위는 불쾌하지 않다.
돌아가는길에 헬스앱이 오늘 4만보를 걸었다며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