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좀 마시다 문득 오랜만에 금고를 열어 옛날 일기장들과 그 앞에 붙어있는 내 증명사진들, 군시절 받은 편지들을 쭉 봤다. 만감이 교차한다는 말은 이럴때 쓰는 말일까. 그리고 C가 편지와 함께 보내줬던 노천극장에서 P와 함께 찍은 사진도 봤다. 인연이라는게 참. 무섭다. 며칠째 술에게 이성을 주고 감성을 빌린 탓인지, 그 사진을 들고 C와 P를 한번 만날까하는 충동이 들었다. 그리고 결국 냉장고에서 후레시 한 병을 꺼냈다. (사실 동생이 사다둔 순하리 유자를 먹으려다 혹시나 하고 유통기한을 봤더니 올해 2월까지였다. 무서운 놈. 역시 여동생 덕분에 어떤 여자에게도 환상을 가지지 않게 되어 고마울 따름이다.)
(다시 한 번 "But new wine must be put into new winesk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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