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말 새벽엔 추움. 으슬으슬하게 깸.
아침에 샤워를 하면 비효율적이란 걸 알지만 따뜻한 물로 꽤 오래 샤워하며 생각했다.
난 이제 춥고 싶지 않을 때 춥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 못했던 지난 날들을 생각해보면, 이것만으로도 꽤 행복한 거지. 매년 겨울은 그런 교훈을 준다.
중학교 교복입은 꿈. 중1.
자꾸 꿈에서 교복입은 때로 돌아가는 것 같다.
무엇을 상징하는 걸까.
하지만 가상에서라도 그런 '유니폼'으로 상징되는 특색없는 조직의 일원이 될 때마다 '다름을 추구하고 싶은 욕구'를 강하게 느낀다. 튀어보겠다는 느낌이 아니라, 내 독자적인 것 · 너희들과는 다른 것을 형성하고 싶은 느낌이라면 맞다.
일상으로의 복귀. 추석 - 재택근무 - 연휴 이후 근 3주만에 하는 출근.
날씨는 흐렸다. 어제 일찍부터 잠을 푹 자두었음에도 두뇌가 도통 표준근로시간에 적응하질 못하는 듯 멍 ~ 했다.
선릉역에 올라서며 멍렬-T-코누와 나름 정겹게 아침인사를 나누니 기분이 좋았다.
코누는 오랜만에 학교에 들렀다고 한다. 보내준 학교사진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조금은 의욕과 용기를 북돋아준 듯 하다.
어제 유니클로에서 한사이즈 크게 산 청바지를 입었다. 수선이 좀 길게 된 감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편하고 좋다. 사람들은 가을코트(얇고 긴 코트 - 트렌치코트?) 를 많이들 입고 있었다. 작년 가을에도 적당히 얇고 적당히 간편한 가을코트를 한 벌 사고 싶었다. 내년 봄 시즌에 하나 장만해야겠다. 안감 상단부 좌측 여밈깃 쪽에 가슴주머니가 있는 등 실용적이었으면 한다.
커피를 3잔이나 마셔서 그런지 코티솔이 많이 분비된 듯 오전부터 부정적인 감정(짜증/비난)이 올라왔다. 사내카페 커피는 이제 종류불문 마실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마시는 독극물' 같다는 느낌이 든다. 원두를 주기적으로 바꿔 주었으면 좋겠다.
잠시 명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요새는 명상의 필요성과 효과를 많이 느끼고 있다.
잠깐 나와 심호흡을 하고 눈을 감고 있었다.
자꾸 의도치 않게 꼬여가는 일에 대해 - 모든 일이 다 편하고 스무스하게 내뜻대로만 되면 내가 돈받는 의미가 없을 거라고 웃어 넘겼다.
저번 천안투어 때 음주 후 헤베베~ 하다가 다친 오른 손목.
점심시간에 정형외과에 들러 엑스레이를 찍었다.
뼈에는 이상이 없고 삼각인대가 좀 손상되었다고 한다.
2~3주 가량 손목보호대를 차고 있으라는 처방이다.
1815 퇴근.
배고프고 지치고 머리아팠다.
이럴땐 짜고 달고 기름진게 땡긴다. = 짱깨. 짱깨는 3가지 모두를 훌륭히 충족한다.
엄마 아빠를 데리고 칭메이에 가서 볶음밥+짜장+짬뽕을 먹었다.
번들이론에 깊히 몰입해있다.
처음 접했을 땐 충격과 깨달음에 새벽 늦게까지 잠에 들지 못했다.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의식, 즉 자아는 적분된 기억에 의한 착각이자 허상이라는 주장.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자]는 것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