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비군 이후 첫 출근길.
4박 5일이었으면 참 좋았을 것을
하필 월화수목 3박4일이라 애매하게 됐다 ㅠㅠ
사실 처리하는 것도 처리하는 건데
그동안 쌓인 메일보면서 히스토리 파악하는 게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그래도 동료가 스르륵 옆에 와서
"복귀해서 정신없을테니 오전엔 그동안 온 메일 보고 있어요" 해주니 꽤 든든했다.
부재간 사내카페에 이쁜 크리스마스 트리가 생겼다.
요새는 종종 한신인터밸리에 나가 점심을 먹는다.
산책도 하고, 가면서 (편한!) 얘기도 나누고 하면 한결 환기가 되어 좋다.
입사했을때 인사용 사진을 찍었던 곳도 여기였다.
얼마전 퇴근길에 메모장 옛 페이지를 되짚어봤는데
[월화수 안에 사진 (한신인터밸리 빌딩 1층,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쭈우욱 - "스코피 선릉점", 자유복)]
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때만 해도 여기가 어딘지도 잘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테헤란로에서의 행동반경도 넓어지고 있다.
지하에서 점심을 먹고 나오면 3층 카페에 간다. 이 건물엔 카페도 많은데, 이 카페는 원하는 원두를 셀프로 내려먹는 독특한 방식이라 좋다. 오늘은 고소한 커피.
팀 회식이 있는 날.
돌아오는 길에 약국에 들러 RU21을 사는 김에 철분약, 겨울런닝용 방한대, 립밤을 같이 샀다. RU 21은 최근에 동기를 통해 알게 된 숙취해소제 비스무리한 약인데, 작용 원리는 "다량의 비타민 C"라고 한다. 음주 전/중/후에 한알씩 먹으면 그렇게 괜찮다고.
경험상 토요일을 숙취 또는 밀린 잠으로 보내면 주말 전체가 높은 확률로 무거워진다.
맑은 정신의 토요일을 보내고 싶다.
얼마전 거금을 주고 구입한 가열식 가습기 + 오랜만에 보는 자용이와 타몽이.
진짜 연말인가 보다. 지하철 역에도 트리가!
오랜만에 오는 잠실.
한 선배가 웃으면서 "왜 이런걸 찍어요" 하는 농담에
순간 잠실에 얽힌 이야기들이 스쳤지만
"그냥, 시선이 가는 곳을 찍어요" 하고 대답했다.
전국 5대 삽겹살 맛집이라는 육화식당. 막내인 나로서는 맛집여부를 떠나 예약을 체계적으로 받은 점이 마음에 들었다. (카톡으로 확인까지 왔음!) 하지만 삼겹살마저도 두툼한데 부드럽고 굉장히 맛있었다. 가격은 오늘만큼은 내 알바 아니니 대만족.
2차를 가는 길에 잠실주민인 팀장님이 여기도 어마어마한 맛집이라고 추천해주셨다.
내가 크보 개막 전에 사적으로 잠실까지 올 일이 있을까.... 싶지만 일단 찍어두기.
2차는 무려 팀장님 자택.
감히 뺄 수 있는 용자는.... 없었다.
로얄 살루트 21년산인가 하는 굉장히 고급 양주와 유럽식 안주를 먹었는데,
느낀점1. 독한 술은 숙취가 없다고 해서 뭐 그점은 괜찮다 쳐도 난 사실 위스키를 뭔맛으로 먹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굳이 독한 술이라면 고량주가 낫다. 그래도 또 모르지, 언젠가의 나는 집에서든 바에서든 위스키 홀짝이는 게 취미인 사람이 될 지.
느낀점2. 유럽식 오리지날 치즈는 한국의 홍어와 비슷하다. 진입장벽 높음..... 최소한 나는 넘고 싶지 않음...
어떤 회식인들 안 그렇겠느냐만은 짬이 낮으면 낮을수록 불편하고 노잼이다.
시니어급이 끼는 자리라면 더더욱.
BTW, 범상치 않은 팀동료 한명은 또 레전드를 하나 썼는데 -
팀장님 훈화말씀을 처음부터 끝까지 수첩에 다 적어놨다가 막판에 그걸 랩으로 읊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도랏맨...?
그래도 덕분에 낄낄 웃으면서 기분이 좀 나아졌다.
여기는 무슨 단지가 이렇게 넓은지... 나가는데 15분은 걸렸다.
잠실나루역에서 팀원들을 보내고,
같은 의왕시민 맞선배와 택시를 타고 쾌적하게 귀가했다.
잠실나루역.
2학년 마칠 무렵에 아산재단 장학생이 된 이후, 아산병원에 갈 때마다 여기 왔었다. 역에서 아산병원까지는 꽤 거리가 있음에도 항상 걸어다녔다. 겨울이든 여름이든 탁 트여서 너무 좋았었고, 항상 아산병원에 올 때마다 새로운 마음가짐을 하게 되어서 좋았었다.
택시를 기다리면서 역 주변을 둘러보며, 2016년을 회상했다.
ru21의 놀라운 효과와 더 놀라운 나의 의지력.
반강제음주 했음에도 굳건히 금연 성공. 운동은 (어쩔 수 없이) 쉬었다.
#2.
토요일 초저녁. 예비군 때 마셨던 양품 아인슈페너가 먹고 싶어 계원예대에 나왔다.
저녁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건 다음날이 쉬는 날일때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성냥 문구가 마음에 들어 한컷.
하지만 친숙한 기억이 항상 좋은 기억인 것만은 아니다.
#3.
찌뿌둥한 일요일. 8시쯤 일어나서 11시까지 누워있다가 다시 15시까지 잠. 오전에 일어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잠'과 '영양제'에 대해 이것저것 찾아봤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뛰기는 커녕 불쾌지수만 상승...
그냥 집에 갈까, 헬스장 런닝머신을 뛸까 하다가
학의천으로 방향을 돌렸다.
저번 '우산이 없는 날' 때 폭우 속 라이딩이 새록새록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역시 조깅은 과학적으로 우울감을 떨치는 방법!
의욕과 에너지(배터리)는 비례하고, 동시에 의욕과 우울함은 반비례함을.
커여운 돌다리.
21세기에 두드려 볼 필요까진 없는 것 같아 그냥 건넜다.
꽥꽥
인덕원 방향으로는 숲속마을 즈음까지 뛰고,
호수 방향으로는 청계천을 따라 청계동 중심부까지 뛰고 돌아왔다.
청계사를 따라가는 이쪽 방향도 한적하니 조깅하기 나름 좋은 것 같다.
#4.
언제나 피곤한 월요일.
0734 역삼 도-착
모닝커피나 할까 해서 올라가는 길에 사내카페 들렀는데,
뭔가 크리스마스 트리가 더 풍성해졌다?
기대했것만 밋밋하니 그닥 맛은 없었다.
1753 퇴근. 그래 뭐 이정도는....
극히 피곤하여 귀가직후 바로 취침했다.
#5.
비오는 0729 출근길.
전날 오자마자 잤더니 4시에 일어났다.ㅋㅋㅋㅋㅋㅋㅋ
피곤함에 휩쓸려 내 자아실현에 도움이 되는 일은 아무것도 못한 채로
쓰러져 자고 일어나면 늘 드는 생각: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
집 - 회사 - 집 - 회사 - 집 - 회사 - 가끔 지인과 만남 - 주말 밀린 잠.
취업만 하면 바로 시작하겠다고 생각해 왔던 것들
단 한가지조차 시작도 못한 채로
똑같은 레파토리 - 벌써 몇번째 도는 rap 인지
설마 이게 인생인가? 다들 이렇게 사는 건가?
아.... 뭐가 행복인지... 모르겠다
벌써 반년이 다 되어 간다
이 유리벽을 깨부수고 나가야만 한다.
다시 자기엔 좀 심란하고 무엇이라도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덜컥 강의를 결제했다(!)
미세먼지 나쁨이라 전날부터 마스크를 꺼내뒀는데 기어코 두고 나왔다.ㅋㅋㅋㅋ
인덕원역에서 마스크 삼. 계단을 내려가는데 뒤에서 누가 "젱아!"하고 이름을 불렀다.
'뭐지... 인덕원에서 내 이름 부를 사람 없는데...' 하고 돌아보니 안양사는 동기누나.
같이 출근하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지긋지긋한 통근 도저히 더는 못하겠어서 곧 자취를 시작한다고 한다. 부럽데스..
퇴근할라는데 딱 그때 전화와서 야근 깔짝 하다가 김밥 저녁먹고 퇴근 w/ 동네주민 선배.
선배의 소개(??)로 짤랑이(세균맨 여친) 라는 케릭터를 알게 됐는데 무지 귀엽다. 하지만 남의 여자에는 눈길도 주고 싶지 않고 단 1도 엮이기 싫은 관계로 짤랑이 인형을 사는 일은 없을 듯.
백운호수 가는 6번버스에서조차도 서서감-_- / 극도로 피곤하여 바로 취침
#6.
탄-단-지가 고루 갖춰진 점심메뉴에 만족해하며
자리에 앉으려는데...
산타 라밥이 발견!
어디갔었나 했네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귀엽다 진짜
#7.
경고: 피로누적. 피로누적.
못일어날뻔ㅋ. 0600기상. 겨우겨우 마지막차 타고 골인.
오전까지 한국은행에 가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마침 아침을 거르고 나와 배도 몹시 고팠던 관계로
11시에 점심을 일찍 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입사한 이후로 혼자 먹는 건 처음인듯?
사실 혼밥 자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데
회사에서 그러면 다른 팀에서 이러쿵저러쿵 할까봐 그게 눈치보여서 못하는 거지 뭐.
혼밥 문화여 부디 사내에 널리널리 퍼져주라
혼밥 자리도 따로 있어서 좋다.
메뉴는 대만족.
아~~ 배부르고 햇빛 받으니까 좋다~
#8.
오늘은 D건 관련 굉장히 중요한 절차가 있는 날인데, 담당자가 어제 저녁에 번갯불에 콩볶듯이 구두로(-_-) 인수인계를 하고 오늘 연차를 냈다. 그 건 처리하느라 출근부터 퇴근까지 극한 업무로드. 세수도 못하고 점심약속도 취소. 저녁약속도 파토내고 20시쯤 퇴근.
정말 내일부터는 행복을 찾으리라, 노동 때문에 다른 것들이 이연되는 상황은 다시는 만들지 않으리라, 오늘은 다음주 출장 / 인원휴가 대타(이때 잘해줘야 나중에 나도 완전히 단절된 상태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므로) 때문에 생긴 예외라고 생각하자.
금요일인데 별로 행복하지 않은 것 같아서 가라앉은 마음에 KFC에서 치킨이나 한 마리 사서 들어갔다.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사람은 기계가 아니니까, 오차를 줄여가는 과정(영점을 잡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9.
회사 동기 중에 마음맞고 편한 사람은 6명 정도 있다.
오늘은 그 중 남동기끼리 종로맛집에서 모이기로 했다.
그 중 한명은 지방사업장에서 근무하는데, 많이 외로워하는 것 같아 안쓰럽기도 하다.
오늘 모처럼 올라왔다고 해서 바로 시간을 냈다.
점심약속이 있어 미리 나와 이수역에서 학부 동아리때 K와 Y를 만났다.
ㅎㅎㅎ둘다 너무 반가웠다. 여전히 착하고 좋은 사람들.
회계법인 컨설턴트인 Y의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음엔 술한잔 하기로 했다.
시간이 좀 남아 근처 PC방에 들러 메모 정리도 하고.. 인터넷도 했다.
너~~~~무 쾌적한 속도였다. 그래서 '조립식 컴퓨터 견적'에 대해 인터넷 서핑했다.ㅋㅋㅋ
충무로에서 환승 -
충무로역은 보통 동국대를 갈 때 들르게 된다.
지금 회사 인적성시험도 동국대였고,
ㅋㅋㅋㅋ여름에 국제물류사라는 시험을 볼 때도 동국대였는데
환승을 한번 놓쳐 진짜 한여름에 미친듯이 뛰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인사이트 트립 때 을지면옥 평양냉면도 그대로.
그때 '걸레 빤 물'이라고 코멘트했던ㅋㅋㅋㅋ 그 동기도 오늘 멤버.
그 동기는 종로통으로 근처 맛집 등등을 훤히 꿰고 있다.
갤비 맛집 조선옥.
맛있긴 했는데 가격이 지나치게 비쌌다..
'그러니까 이번 모임이 의미가 있다,
혼자 또는 둘이 가기에는 너무 비싼 곳만 골라서 가자,
(종로통 W형이 공유해준) 종로맛집리스트 투어하자 '
등등의 이야기가 나왔고
우리의 오늘 모임은 "종로미식회" 1회차 회동이 되었다.
맨날 의왕 청계천만 보다가 서울 청계천 오랜만에 봄.
2차 메뉴는 그 이름도 유명한 광장시장 육회.
W형이 육회집 TOP 3를 꼽아줬다.
첫번째와 두번째 집은 토요일 저녁 아니랄까봐 웨이팅까지 -_-
두번째 집은 입대 전에 대학동기와 와서 소주한잔 했던 곳이었다.
결국 세번째 집에서 육회를 맛있게 먹고 다같이 취해서
너무 추운 날씨에 군시절 썰로 낄낄낄 웃으면서
여기저기 걷는데 문득,
뭐야 여기 어디지?
심지어 눈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도 탔었음ㅋㅋㅋㅋㅋ
그때 생각에 같이 한참 웃었다.
충무로까지 택시를 타고 가
소개팅을 끝내고 온 동기 한명과 합류하여
곰탕에 3차를 하고 지하철 막차 시간에 맞게 마무리했다.
즐겁고 유익했음!
편한 사람만 볼 순 없겠지만,
그래도 되도록이면 편한 사람 위주로 봐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했다.
슬프지만 어른으로 살려면
개인시간은 한정될 수밖에 없으니까
지방사업장 동기 H가 인도 다녀온 사람이 줬다며 PartySmart를 선물했다.
몰랐는데 들어보니 어마어마한 평판을 가진 약이었다.
ru21 이랑 비슷한 숙취해소제 쪽인데 효과가 말도 안될 정도라고..?
자기 주량 리미트를 없애준다나 영업하러 갈때 필수품이라나 뭐라나...
#10.
응 니베아 안써~
다시는 안써~
싼맛에도 안써~
#11.
울산출장 복귀 이후 첫 출근길.
착잡함...... 적응 안됨..... 군대 신병휴가 복귀때랑 비스무리한 기분....
하필 이번에도 월화수목 3박4일ㅋㅋㅋㅋ
그래도 이번주 부재간엔 큰 이슈가 없어 f/u이 무난했다.
사내 2020년 달력/다이어리가 새로 나왔는데, 으으 달력 구조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얼마전 일본 고객사가 기념품으로 주고 간 미니미 달력을 대신 쓸까 고민중이다.
그건 적당히 아담한 사이즈라 좋긴 한데 한국 공휴일이 안적혀있어 문제 -_-
더욱 깊어진 사내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구마라떼를 마시러 잠깐 내려왔다가,
사우들이 적어둔 소원 보면서 쿡쿡 웃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우리 아들이 좌완파이어볼러가 되어
메이저리그를 씹어먹는 대투수가 되게 해주세요.
노후를 LA에서....]
ㅋㅋㅋㅋㅋ
나도 적을까 하다가....
딱히 명확한 소원이 없는 것 같아 말았다.
아무리 형식적인 것이더라도
추상적이고 당연한 건 적기 싫고
노력없이 대가를 바라는 이기적인 것도 적기 싫다.
나 이제는 진짜 구체적인 방향성을 잡아야 할 때.
오후엔 은행 방문차 잠깐 나왔는데,
살짝 야근각이 잡히기도 하고
어차피 야근할 거 배나 미리 채워두자 해서
퀴즈노스에서 샌드위치를 하나 먹고 들어갔다.
퀴즈노스는 아직까진 안물리고 맛있지만
가성비가 좋지 못하다 -_-
배를 든든히 채워둔 덕분인지 남은 시간은 무던히 집중하여
긴 야근없이 무사히 마무리했다.
#12.
S를 보기로 했었는데 미뤄졌다. 집에서 쉬었다.
사실 언젠가부터 쉬는 날엔 약속을 잘 잡지 않는다.
그냥 밀린 잠 자고, 운동하고, 멍 하니 있고, TV보고, 가끔 범계 나가서 책 읽고 하면
어느새 주말이 끝나있다.
이렇게 상호작용을 최소화하는 주말이 -
젊음을 낭비하고 있는 걸까?
취미도 중급 너머의 수준을 향해 본격적으로 불을 붙혀보고
커리어 등에 도움이 되는 사회적인 모임에 새로 참석해서 이런저런 사람도 만나보고
소개팅 들어오면 그만 고사하고 '그래 해보지 뭐' 하고 나가라도 보고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경험하지 못한 곳으로 여행도 떠나보고
내 자유시간을 그렇게 써야
2년 남은 20대를 헛되지 않게 쓰는 게 아닐까?
(물론 30이라는 나이가 젊음의 기준은 아니지만,
동시에 그 나이대에서만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으니까)
무색무취의 일상 속에서
뭔가 충족되는 기분은 크게 느껴지지 않고
불충족의 작은 덩어리들이 계속 쌓여가는 게 느껴지지만
관성에 들어온 듯 그렇게 지내고 있다.
'이건 좀 아닌데'라고 자각하고 있으면서도
반복되는 지긋지긋한 악순환의 고리.
가장 그럴듯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아마 통근이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는 점이 가장 큰 것 같다.
이런 문제는 의지만으로 극복하긴 어렵다.
물리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난 이미 이 문제에 대해 수차례 생각해본 적이 있고,
여러 대안들까지 비교해본 적이 있다.
내게 부족했던 건 실행력이었을 뿐이다.
#13.
여름에 한번 읽었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다시 읽고 있다.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물리적인 분리' 이다.
방은 쉬는 공간으로 두기로 하고,
독서도 하고 공부도 하려고 숲속마을 스벅으로 나섰다.
날이 꽤 쌀쌀했지만 주말 마을버스 배차를 기다리느니 자전거가 낫다.
근데 이 자전거는 왜 탈때마다 바퀴바람이 빠져있냐..
바퀴를 갈자니 자전거값(5만원)보다 더 나갈 것 같아 못갈겠다.
일광욕도 하면서
오늘도 백운호수를 지나
일전에 언급했던 personal favorite 골목길도 지나
스벅에 도-착. 일찍 왔더니 ㅁ자 테이블석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저번 생일에 C가 선물한 기프티콘을 썼다.
근데 공부는 커녕 업무 터져서 계속 메일쓰고 다른팀 선배에게 카톡하고 반복.. ㅡㅅㅡ
점심은 중식.
꾸준히 증량중인 젱.. 2인분을 시켜놓고 올리브영에 갔다오니
서빙이모가 2명인줄 알고 저렇게 세팅해두셨다.ㅋㅋㅋㅋ
천천히 다 먹고 계산을 하려 나가니
"많이 안먹을 것 같아 보이시는데..."
숲속마을에서 밥먹었으면 근처 공원 잠깐 산책해주는게 국룰
숲속마을 맞은편에 새로 생긴 아파트 단지.
이제 막 입주를 시작했나 보다. 스타벅스가 더더욱 붐비겠군 -_-
#14.
23일 월요일 출근길 -
2호선에서 처음으로 앉음!
예전에 한 강의에서 '새로운 풍경을 볼 때 세로토닌이 분비된다' 고 했었다.
요즘은 여러모로 세로토닌이 필요한 시점.
그 일환으로,
원래는 항상 역삼역에 내렸는데, 오늘은 일부러 역삼역에 안내리고 선릉역에 내렸다.
그리고 앞으로도 완~전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웬만하면 선릉에서 다녀보려고.
계속 풍성해지는 사내카페 트리.
오늘은 사장님과 식사하는 'CEO 고메런치' 데이.
11시쯤 팀원들과 나와 버스를 타고 삼성역 코너스톤 이라는 레스토랑에 갔다.
화장실에 들르면서 보니 세상에 만석이었다.
평소의 내가 정신없이 노동하고 있을 시간에
이렇게 비싼 레스토랑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여유롭게 점심을 먹고 있다니.
살짝 어쩔 수 없는 허무함이 느껴졌다.
내 인생 최고가 점심을 또 한번 갱신.
고오급 레스토랑 답게 메뉴는 당연히 훌륭하고 맛있었지만 서빙이 너무 늦었다.
다 먹고 나오니 14시 띠용?
와인도 마셨고, 다른 팀 아저씨들하고 딱히 뭐 할 얘기도 없고, 그래도 사장님 앞이니까 너무 편하게 앉을 수도 없고, 배부르기까지 해서 도중엔 졸리기까지 했다.
미세먼지 나쁨으로 뿌연 하늘.
삼성역 주변도 괜찮은 것 같다.
#15.
12월에 2주나 자리를 비우게 되어 미안한 마음에
부재간 내 일을 맡아서 해준 동료에게 선물을 하나 줬다.
선물인즉 너무나 그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조-커
아니 근데 이걸 철장에 넣어뒀다.
아무생각 없이 서류 찾으러 철장 열다가 찐으로 놀람ㅋㅋㅋㅋㅋㅋㅋㅋ
#16.
한신인터밸리에서 점심.
육파장에서 육파장은 안먹고 육회비빔밥을 먹었다.
동기들은 전주여행 때 D에 이어
비빔밥을 비벼먹지 않는 극단적 찍먹충 나의 식습관에 경악했다.
#17.
2020년에 서른이 되는 팀 선배 2명에게
핸드크림을 선물했다.
그들의 마음은 나랑 별반 차이없을 정도로 젊다는 건 잘 알지만
그래도 사회적으로 또 물리적으로
20대를 떠나보낸다는 건
그리고 그 20대는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건
아무래도 졸업을 할 때의 기분과 비슷하겠지 -
아쉽고,
무언가 씁쓸하고.
회사 사람이고 아니고 친하고 아니고
진심이고 가식이고를 떠나서
그냥 나이 조금 더 먹은 인간 대 조금 덜 먹은 인간으로서
약간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18.
초록이 근황.
무섭게 크고 있다.
(반면 내 선인장은 회생의 기미가 보이질 않음....ㅜㅜ)
#19.
계속되는 미세먼지.
에어밸브면 김서림이 덜하겠지, 확실히 그럴거야,
하는 확신을 가지고 샀는데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미세먼지님 안경잽이 인권 보호좀 해주세여
#20.
살짝 건방져진 라밥이..?
#21.
푸릇푸릇한 아침.
오랜만에 사내식당에서 먹는 아침밥.
비가 주륵주륵..
잘 안풀리는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만땅으로 받았다.
퇴근하자마자 옆 편의점으로 달려 가
과열된 머리에 맥주 한캔을 털어 넣었다.
#22.
어제 잘 풀리지 않은 일이 남아있다.
무거운 마음으로 일찍 출근했다.
점심은 팀원들과 나가서 우육탕을 먹었다.
완차이면가. 줄 서서 먹는 굉장히 유명한 맛집이라고 함.
실제로도 맛있었고, 특히 만두가 장난 아니었음.
선배 말로는 (사실 우육탕 맛집이 아니라 만두 맛집) 이라는 썰이 있음.
북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24.
늦게 일어난 바람에 아침에 아무것도 못 주워먹고 출근.
배가 심각할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고파서
지하철 내리자마자 전속력으로 퀵보드를 타고
사내식당에서 5분만에 라면을 먹었는데
입천장 다 까지긴 했어도 근래 손에 꼽을만큼 꿀맛이었다 ㅠㅠ
#25.
숲속마을에 묶어두고 도통 찾으러 가지 못했던 자전거.
머리도 다듬는 김에 시원하게 한번 타고 오기로 마음 먹었다.
어디다 묶어뒀는지도 까먹어서 한참 돌아다녔다...
유기차 발견!
바퀴에 바람이 많이 빠져있긴 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오늘 특히 추웠지만... 그래도 상쾌했다 덜덜
찬바람 맞으면서 환기하는 게 조금 필요하기도 했고...
#26.
야근 후 숲속마을 오와스시에서 저녁을 먹고 들어갔다.
옆 테이블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인덕원 부근에선 나름 꽤 맛집이라는듯?
#27.
12월 31일 15시 조기퇴근 유후~!
연말이라 전세계적으로 연휴분위기에 (일본은 실제로 2주정도 연휴인듯?)
큰 요청도 없고 서로 회신도 느긋하게 해서 일도 부담없었다.
큰 요청도 없고 서로 회신도 느긋하게 해서 일도 부담없었다.
백운호수 노을을 맞으며 행복함에 벅차올랐다
2019년 안녕,
고생많았다 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