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시쯤 일어나 456교시에 갔다. 가는길엔 한국사 근현대편을 소설보듯이 읽었는데 머리에 남은건 없다.
- 내가 우리학교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국제관 앞. 마침 오늘 날씨도 기가막히게 좋아서 수업이 끝나고 친구와 국제관 앞에 앉아 실컷 웃고 떠들었다.
- 16시부터는 새로 하는 스터디 첫 모임에 참석했다. 역시 학교사람들이 편하다. 얻는게 많을 것 같다.
- 내려오는길엔 서울대입구역에 들러 S와 저녁을 먹었다. 진짜 서울대입구역은 강남역보다 더 싫다. 사람이 너무 바글바글해.... 꿔바로우와 어향육슬을 먹었고, 맥주를 반병정도 곁들여 마셨다.
-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한 탓인지 오는 길엔 축 가라앉은 기분이었다. 전혀 취하지 않았지만 인덕원역에 내려서는 착잡한 마음에 갓길 보도블럭에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다.
- 이날씨에 가볍게 입고 사당역에서 내려가는 4호선을 기다리고 있으면 재수할 때 생각이 많이 난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멍하니 걷다 문득 지나가는 사람들을 가만히 보니 다들 행복해 보이더라. 지금 나에겐 행복이 없는건지, 있는데 모르고 있는건지, 내 행복의 기준이 너무 높은건지.
- 그래서 난 더 가벼워져야겠다. 버리지 말아야 할 것들만 남을 때까지 계속해서 가벼워지려고. 더 가볍게 웃고, 더 가볍게 얘기하고, 더 가벼운 감정을 갖고, 더 격의없이 사람을 대하자. 흐물흐물. 뭐든지 가볍게. 되면 좋고, 아님 말고.
- 역시 통학은 힘들다는 핑계로 운동은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