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31일 화요일

메모 (2020. 3)


후회안해요? 라는 농담 섞인 질문을 많이 받는다.
자연스럽게 웃어 넘기지만, '일단 덮어두고 앞으로 나가'왔던 나날들도 많이 지나 온 지금쯤이라면, 한번 객관적으로 진중히 곱씹어보기에 적절한 때인 것 같기도 하다. 그 시기의 의미에 대해, 그때 내 감정의 근원은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나는 무엇을 배웠는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지······





(중간에 깼을때 가상의 업무상황이 멤돌고 있는 이유)
자면서도 그생각을 하고 있던게 아니라,
그 정보를 불필요한 것이라고 판단하여 지우고 있던 중이었을지도.
어찌 되었든... 회사생각 좀 안났으면 좋겠다...





genuine이 되어가는 과정
스스로에게 잔인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도은(鍍銀)되었던 지난 날을 뒤로 한 채





"남"의 이야기를 듣게 될 때마다 느끼는 건,
내 인생에 도움을 주는 요소가 극히 미미하며
오히려 거센 반동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사실.







"본인의 꿈을, 정당한 값을 받고 파세요" (3월 29일 일요일의 꿈)







필요할 때 쓰이는 건 결국 한정되어 있고,
너무 많은 보험을 들어두는 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벨트 구멍)







쓰다 보니 익숙해지는 것 같기도, 정드는 것 같기도, 가끔은 좋은 것 같기도. (블라인드로 사고 윽 이게 뭐야 했던 도손)







아 이런 게 자기효능감 이구나,
가만히 잠만 자도 +가 되는 상태란 이런 느낌이구나







"고인은 ....하신 분이었습니다..." (국가부도의 날)
죽음이 슬픈 이유 = 이별이라? 못보게 되니까?
가능성이 문제인가?










reaction의 정도를 줄여볼까. 뭐 호들갑까지는 아니겠지만서도.









오랜만에 타는 출근 지하철. 날씨가 엄청 따뜻할 예정이라고 해서 경량패딩을 입을까 고민했지만 안입길 잘했음. 아침엔 춥다. (3월 24일 화요일)








밀려나는 꿈(머리를 다치는), 싸우는 꿈(노골적으로 공격당하는)








걔는 걔고 나는 나야.
생각하기 싫으면 최대한 멀어지면 돼







유대감. 필요한 것.








정말 예상치 못하게 확 풀려버리는 문제도 있고, 막상 마음먹고 파보면 사실 별거 아니었던 문제도 있다.









++
감각은 사고를 좌우한다.
우리 인간은 자신의 신체상태와 자신의 생각을 균일하게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








근력운동을 하다 보면,
내 자세가 올바른지 확인해보아야 할 때도 있지만,
거울을 보거나 고개를 숙이지 않은채 - 내가 정자세를 제대로 유지하고 있음을 믿고 - 정면만을 응시한채 우직하게 반복해야 할 때도 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케릭터(이미지)에 묻혀가는 것. 무한도전.
날 '간파했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보면 픽 웃음이 나온다.






잊을 것도, 추억할 것도 없어.
그냥 그대로 두는 게
정답이야.







18시50분 초조 불안. 카페인 때문인가 불균형 때문인가 압박감 때문인가. 도피하고 싶은 마음. 도망치듯 잠을 자고 싶어짐 불을 다 끄고 완전히 어둡게 혼자 있고 싶어짐. 컴퓨터 본체 소음이 극도로 annoying & irritating. 약을 털어넣고 누웠다. 모든 것이 조용해져라, 아무 생각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마라, 하는 마음 뿐이었다. (3.16.월)







군시절 민정경찰 명패와
다를 것 없이 생각








예전에는
이렇게 잠을 자려 누워 있다가도
'어? 이렇게 해볼까? 이거 해볼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하고
이대로는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
벌떡 일어나 노트북을 켜고 공책을 펼쳤었는데.
빨리 잠에 들고 빨리 내일 아침이 와서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싶은 마음에
몸이 들썩들썩 거렀었는데.

식어버린 걸까, 굳어버린 걸까.
가슴은 뛰지 않고,
다시 일어나고 싶은 미음은 들지 않는다.
'내일 아침' 은 기다려지지 않고
'쉬는 날'이 내일이기만이 기다려진다

이런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물리적인 변화> 이다.
한번 청사진이 그려지고 나면
두번 마음을 다지고 나면

그때부타 필요한 건
그 무엇도 다 필요없고
돈을 지불해서 물리적인 환경변화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다.










다 필요없고, 다 상관없다.
그 누가 뭐라고 생각하던, 그 누가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해도,
내가 아니면 아닌 것이다.
모든 것의 기준은 "나"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어디에선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 즉 내 생각에 100% 동의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어 왔다)









아침에 나오지 않고 있으면
'아... 아마 안될 것 같아' 하는 안일하고 작아진 마음이 들지만
밖에 나와 정신을 차리고 나면
자신감과 함께 '그래 뭐 해보지' 하는 도전심이 생긴다








그래. 조급해지지 말자.
이러면 예전이랑 다를 게 없잖아.
이전의 날들과는 한번 다른 마음가짐을 "시도라도" 해보자.
너무 안이해져서도 안되겠지만,
차분히 생각을 해보자.
왜 라는 물음에 답을 하나씩 해보자.








목 뾰루지의 원인을 변인통제하여 찾아보자..








비바람이 나를 향해 불고 있는 것 같아
반대로 뒤돌아 뒤어봐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우연히 읽게 된 댓글에서부터
나를 추진해왔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내가 상처받은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강한 자기애였다.
내가 느꼈던 감정들은 - 자기애의 발현이었다.











뭔가가 쓰여있는 종이를 욺켜쥐려고 함
그 종이를 잡기 위해
그 종이를 쫓아 걷고 달려왔음
어느정도 가속도 까지는 주위도 살피고 뭔가 위험이 다가오지는 않는지 곁눈질로 슥슥 보기도 하면서 달림
그러다 어느 가속도 이후부터는 앞만 쭉 보게되고
몸을 땅에 던지는 그 순간에는
주위에 뭐가 있는지
그곳이 왕복 8차로 차도인지
무시무시한 트럭이 날 향해 달려오고 있지는 않은지
신경도 전혀 쓰지 않은 채로
오로지 그 종이쪼가리를 움켜쥐기 위해 몸을 던진다










강제는 때때로 필요해
월요일이 힘든 건,
2.5일간 틀어졌던 몸을 다시 교정틀에 넣는 날이기 때문이지.










용기를 낼 수 있는 것이 자유이고,
용기를 내면 자유 또한 누릴 수 있음을.











++++++
『그러려면 높은 도덕률과 탁월한 실력으로 무장하라』


하지만 지금은 충성심만으로는 소임을 다하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전문지식이 있어야 해요. 아무리 어렵더라도 좀 더 열심히 공부하기 바랍니다.


“은행에서의 벌이는 괜찮았지만 내심 뭔가가 허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그렇다. 애초에 남들이 가지 않는 농촌에 자리 잡으려고 했던 그였다. 좀 더 의미 있는 일이 그에게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








내가 얼마나 극한 노동에 종속되어 왔었는지를 알려주는 순간들.
그래 뭐 어찌됐든, 오늘 하루 무슨 일이 있었건,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제 자유다리~☆









"스쳐가는 인연으로 두래"
(1 무감각해지자. 점차.)
(2 끝까지 남을 사람)









굳은 의지로,
조금씩 변해가는 너를 느껴.
하나씩 갖춰가는 너를 즐겨.








무엇이 답이 아닌지,
무엇이 답이 될 수 없는지,
무엇이 답이 되어선 안되는지 -
you already know







아무런 source도 없이 생각을 하면 51%의 확신(또는 결론 또는 결정)에 도달할 수 없다. 뭐라도 뒤적거리고 찾아보고 해야 함. 데스크탑을 들여오길 잘했음.







가만히 있지 말고 떠날 준비를 해야 해








공허함과 싸우는 나

정체성과 
삶의 의미
를 찾으려 애쓰고 있다.

찾지 못하겠는 것들도,
찾지 못할까 두려운 것들도 있다.






'(그런 소리 듣는 것도) 다 경험이지'





"평생 술담배도 못하는 화나고 승질나면 콜라먹는 바른생활어른이 노력충이었는데" (ㅋㅋㅋㅋㅋ)






런닝 중 숨이 차 잠시 걸었다.
오르막을 몇미터 다시 내려가며,
cheating 하고 싶진 않아





목요일 밤.
travel to Moscow 란 글귀가 깊숙히 스며들었다.




'그래. 올라가자.'











노.을.덕.후.









밤하늘 색이 이뻤다










점점 식물원이 되어가는 우리집,,,













3시반쯤 기상. 커리어에 대한 생각. 새벽 러닝. 춥지 않고, 바람이 세게 붐. 06시의 자명종 소리와 함께, 내 인생의 새로운 막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3월 19일 목요일)














공적마스크 사러 삼만리~~
이게 완전 시골이지 뭐야.... 읍내한번 갔다오면 날이 저무니 원......












처음 먹어보는 오차즈케! 
담백하니 맛있었다. 양은 살짝 아쉬웠지만.











오랜만에 T를 보기로 한 날! 
약속시간 안늦으려고 택시를 탔것만 
지하철로 가는 게 훨~~씬 빠를 뻔했다. 














G와 서가앤쿡(천만년만)에서 식사한 후
고퀄리티 아인슈페너를 마시고 안양역에서 돌아오며,

물론 G가 나에게 (-)가 되는 친구라는 뜻은 전혀 아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 굳이 지인을 연락해가며 만날 필요가 있나
- 가만히 따져봤을 때 pros는 뭔가
- 그런 자리를 가짐으로써 내가 더 나아지는 점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20년 3월 5일 목요일

2020 week 9 ~ week 10








20.3.5 (목)


- 사무실 출근.

극한 야근 후 22시 22분에 택시를 타고 (겨우) 퇴근했다.

- 근 3주간의 수많은 야근을 뒤로하고, 이제는 거의 마지막 단계에 왔다. 3월만 흠없이 마무리한다면, 아니 최소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면,


ㅡ 그 누구도 이렇게까지 하라고 하지 않았지만 내가 부끄럽지 않을만큼 노력했다면

ㅡ 눈치껏, 적당히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질문도 하지 않고, 좀 어려워보이는 건 슬쩍 회피할 수도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면,

마음의 짐은 대부분 덜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스스로에게 떳떳할 때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지우는 도의적인 마음의 짐'은 덜어진다.





20.3.4 (수)


- 재택근무 2일차.

일하면서 햇빛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은 점인 것 같다.
오늘은 비타민D를 안먹어도 되겠다.


- 일단락하고 18시 경엔 내울을 따라 잠깐 조깅하러 나왔는데,

안가보던 곳까지 쭉 내려가보니 백운호수랑 연결된 길이 있었다(!)

그동안 옆으로 쭉~~ 돌아갔었는데.

역시 한번의 과감한 선택이 (그리고 그 선택으로 하게 되는 경험이) 많은 것을 바꿔놓을 수 있다. 그때까지 철저히 믿고 있던 것들까지도. 사당 버스 이후로 다시 한번 느낀다.






(다음엔 한번 타임어택으로 시간재고 한바퀴를 돌아봐야겠다)





20.3.3 (화)

- 재택근무 1일차. 
우연찮게 정확한 실험군과 대조군을 비교해볼 수 있었다고 할 수도 있겠는데, 
(생각했던 것만큼) 통근에 소모됐던 체력은 큰 것 같다. 


- 일을 끝낸 19시 쯤에는 침대에 대자로 누워있다가 ㅡ 
다소 쌀쌀한 날씨이긴 했지만, 저녁에는 날 로드바이크에 입문시킨 동네친구와 쌍개울 광장까지 라이딩을 하고,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고 돌아왔다. 고글을 안쓰니까 눈물이 얼마나 흐르던지... 흑흑 울었네 ㅋㅋㅋ


- 꽉 막힌 가슴이 뻥 뚫렸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그래도 쭉 속도감 있게 달리면서 바람쐬니 막혀있던 20% 정도는 바람에 흩날리고 온 것 같다. 숲속마을에서 집까지 오는 길엔, 10%를 더 날려버리고 싶어 그냥 냅다 뛰어왔다. 


- 오늘의 교훈이라고 한다면: 마음먹고 몸을 움직여 실행에 옮기면 나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새로운 것을 볼 수 있다. 















20.3.2 (월)


- 22시 가까이 일하고 택시를 타고 퇴근했다.

그래도 도중에 동료들과 중간중간 농담을 나누며 되도록이면 즐겁게 하려고 했다.
사실 이러한 것들이 내 '본 모습'에 조금은 더 가까운 것 같기도 하다.








20.3.1 (일)


- 런닝을 하러 나왔다가 조금은 충동적으로 바라산 정상을 찍고 싶어져서 드립다 올라갔다. 분명히 표지판이 안내하는대로 오른쪽 루트로 뛰었는데 능선만 계속 타다가 등산로는 커녕 갈림길도 마주치지 못하고 그냥 그대~로 내려오는 길에 실려 하산했다(?).








- 높낮이 변화가 없는 능선만을 계속 돌며 그런 생각을 했다.


첫째. 오르막을 오르는 일은 힘들다. 과거에 어떤 경험을 했고 얼마나 많은 오르막을 올라봤었던, 숨이 턱 막힐만큼 힘든 일임에는 변함없다. 산 정상에 오르고 싶다면 오르막의 고통은 당연한 대가로서 치뤄야 한다.


둘째. 지금의 나는 최소한 산 초입 0m에 서있지는 않다. 힘들었지만, 때로는 대각선으로 때로는 잠깐 미끄러지기도 했었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한걸음씩 쌓아올려 온 나는, 지금은 최소한 5부능선에는 올라와 있다.


셋째. 산 정상은 아직 구름과 안개에 쌓여 보이지 않는다.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나는 아직은 알지 못한다.


넷째. 그동안의 내 행적을 돌이켜봤을 때, 일단 나는 산 정상에 오르는 것 자체로부터 도피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섯째. 하지만 나는 (어떤 이유가 됐던) 직선으로, 정상을 향해 뻗어있는 최단코스로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길을 택하지는 못해 왔고, 못하고 있다.


여섯째. 그러나 또 한편으로, 이런 상황에서 가파른 절벽 외줄을 잡고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것만이 유일한 정답만은 아닐 수 있다.



- 즉, 현실적이지 않은 (주어진 내 현실에 맞지 않는) /

혹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 or 사건 or 계획 or 소망 or 꿈] 을 계속 붙들고 있으면서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가슴을 지켜보고 있는 것보다

빠르게 계획을 수정하는 것

기민하게 머리를 굴리는 것
'어떻게 하는 것이 나의 최선의 한 수 - 혹은 최소한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 양호한 수인지'를 영리하게 계산하는 것 그리고,

70%정도의 청사진과 가능성이 직감적으로 스쳤다면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그 길로 정상을 향해 달려가는 것

그것이 스스로를 향한 내 물음에 대한
51%의 정답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힘들어도,

웃옷을 잠시 벗어두고 땀을 식히면
다시 올라갈 힘이 생긴다



++++++++++

삶에 의욕이 없을 때는 억지로 힘내지 않아도 된다. 

마음없이 억지로 하는 행동은 모두 나를 더 지치게 할 뿐이다.


오히려 의욕이 없을 때까지 열심히 해온 나를,

의욕이 없음에도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나를,
고생했다고 다독여주자.

배터리가 나간 핸드폰을 켜는 방법은

켜질 때까지 전원 버튼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충전뿐이다.

의욕이 없다면

최소한의 꼭 해야 할 일만 하며
몸과 마음을 충분히 쉬자. 

그렇게 충분히 쉬다 보면

다시 달리고 싶은 마음이 어느새 내 안에 생긴다.
그때 다시 달려도 늦지 않다.

의욕이 생기게 하는 방법은

없는 의욕을 짜내는 게 아니라
충분한 휴식이다. 

그동안의 노력을 돌아봐 주자.

당신은, 생각보다 먼 길을 달려왔다.
바람도 쉬고
햇살도 쉬고
별들도 쉰다.
더 먼 내일을 위해
당신도 쉬어가길 바란다. 
++++++++++




- 그래, 조금 쉬자.

조금 쉬면서, 조금 여유를 가져보자.
차분히 계획을 세워보자.

12월 10일부터 나를 괴롭혔던

나를 푹 쉬지 못하게 했던
15만 5천원은
'쉼'을 알게 한
수업료라고 생각하자.

내일만큼은 '휴식'이라는 폴더를 만들어

머릿속을 떠도는 다른 상념들을 전부 집어넣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딱 눈앞의 일에만 집중하고
일체 소모적인 행동을 금한 채 행동을 정갈하게 하여
내 의지대로 하루를 온전하고 완전하게 마무리했음을 자축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고
행복하게 웃으며 나른하게 잠들자.

눈을 뜬 화요일엔,

2nd but best plan을
차근차근 하나씩 그려보길 시작하자.

그렇게 한걸음씩 차분히 덤덤하게 쌓다가

어느날 코로나가 끝나면,
그동안 수고한 나를 위해
모든 걸 다 잊어두고
여행을 떠나자.









20.2.29 (토)

- 내 마음은 다시 한번 미궁 속으로.




- 썩지마.

썩지마.
썩지 않게
계속 흔들어 줘야 해.
다른 세상.
다른 세상을 강제로라도 봐야 해.





- 아무것고 안하고

계속 도망치니까
그래서 초조하고 더 불안해지는 거야






- 실수를 하지 않고 살 수는 없다.

완전무결하게 도덕적일 순 없다.
비슷한 선택의 순간이 다시 찾아왔을때,
과거의 오판을 반복하지 않는 것.

지난 일들.

지난 일은 지난 일이니, 덤덤한 마음으로
시간과, 앞으로의 나의 행보가
과오를 덮어 주기를 바란다.












20.2.28 (금)


-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하루. 다소 급작스럽게 시행된 교대 재택근무자들의 몫까지 바쁘게 일했고, 늦게까지 일했다.




- 노르웨이 회사에 근무하는 일본인 업무상대방이 내 동료에게 서류를 보내왔는데, 서류와 함께 들어있던 손글씨로 쓴 엽서가 뭔가 흐뭇하고 귀여웠다. 난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에게 보통 사람들의 그것 이상으로 훨씬 많은 마음이 가는 것 같다.




- 마음의 새출발은 성공스럽게 시작한 듯 하나,

몸의 새출발은 오늘은 시작하지 못했다.
야근으로 지치기도 했고, 코로나로 헬스장도 폐쇄되고, 비가 내려 런닝을 하지도 못하고···

내일부터는 한숨 돌릴 수 있는 주말이니만큼

건전한 마음과 건전한 육체 모두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20.2.27 (목)


- 하지만 이것도 오늘까지로 하자.

이 이상 가라앉으면 위험하다.

바닥에 잠깐 넘어져버린 김에

지갑도 잃어버리고 시계도 망가져버린 김에
살갗이 까져 핏방울이 맺힌 손바닥으로
에라 모르겠다 다시 땅을 세게 짚고

다시 일어나자

한번만 다시 일어나서

불이 잘 붙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부싯돌을 튕겨보기로 하자.



- 강남역을 거쳐 인덕원역으로 가는 버스 내내 계속

'내 행복은 어디에 있을지'
그 주제에만 머리를 쥐어싸고 고민해봤지만
조금씩 더 침울해질 뿐이었다.

어? 나 지금 조금 행복한 것 같아

지금이라면 좀 행복하다 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는 마음이 들 때를 구체적으로 기록으로 남기자.


그리고 동시에,

나는 지금 행복하지 못해
하는 마음이 들 때도 기록하자.

+4의 행복을 얻고 싶다면

+2짜리 행복 2개를 쌓을 수도 있겠지만

+2짜리 행복 하나를 얻고

 -2짜리 불행 하나를 없애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테니까. 



- 의지할 것에 의지하고

의지하지 않아야 할 것에 의지하지 않는 것이,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하지 않고

해야 할 것을 하는 것이,

당장 내가 해야 할 일이야.










20.2.26 (수)


- 작년 3월 즈음부터의 봄과 초여름이 떠오르는 하루였다.




- 세상 일은 가끔, 아주 작은 것이 원인이 되어 일어난다.

한번 일어나고 나면 눈덩이처럼 굴러 커지는 인과관계



-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은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있으면 계속해서 철저히 혼자가 됨'
이 아니라는 것은
한편으론 다행인 일이다



- 경계가 희미해지면 (중첩되어 보이기 시작하면)

위험해지는 것들이 있다.




- "먹고 사는 문제" 속에

나는 심해 위를 표류 중인 걸까.

열심히 팔다리를 휘젓는 덕분인지

지금은 다행히 고개를 물밖으로 빼고 숨을 쉬고 있지만

언젠가 다리에 힘이 빠지면

그땐 누가 날 구해줄까
무엇이 날 구해줄 수 있을까





20.2.25 (화)


전날 오랜만에 T와 만나 오전반차까지 써놓고 실컷 음주하다.

사당동 밤골목을 깔깔거리며 뛰어다니다 
입사선물로 받은 내 생애 최초의 명품 몽블랑 명함지갑 분실.   

지하철을 탈 수 있는 방법이 없어 T에게 빌린 현금으로
1회용 교통카드를 구입해서 탑승했다. 

56교시를 가던 대학 시절이 떠올랐다.
마음은 조금 풀린 듯, 풀리지 않은 듯 하다.
나에게는,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있는' 휴식이 필요한 것 같다.
단절적 휴식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
를 만끽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행복일지 모른다.

자유.

하지만 동시에 드는 생각은,

무언가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물음.



- 사실 그렇다.

남이 뭐라고 하든, 내 평판이 어떻든,
나만 신경쓰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20.2.24 (월)


- 점심시간에 볼 요량으로 무거운 책 한권을 챙겨 나왔다.

당연히 버스를 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배차시간이 엇갈렸는지 부득이하게 지하철을 타게 됐다.
'이렇게 된 거, 스쿼트 한다고 생각하자'



- 나는 '반쯤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일을 계속해서 미루고 있다.

'반쯤 새롭다'는 것은, 아예 일면식도 없는 새로운 사람이 아니라
기존에 알고 있었지만 만나지 못한 지 꽤 된 사람 쯤이라고 할 수 있겠지.
현재의 사회적 관계로 엮인 사람들, 그리고 특별한 취미가 같은 한명 외에는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만날 수 있음에도
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있다.

그들이 어색하다거나 껄끄러워서가 아니라,

아무래도 겨울에는
웅크리고 있고 싶나 보다.

보고 싶은 사람 중엔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만날 수 있지 않은 사람도 있다.

인연의 끈이 끊어진 것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고
내가 어떻게 하는 게 맞는 것인지도
아직은 확신이 서지 않는다.








20.2.23 (일)


- 불꺼진 코트.

하얀 벽에 테니스를 열심히 치다가 갑자기 멍해진 동공으로 테니스채를 떨어뜨린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는 거지?'



- 2시간 여의 심연 끝에 본질적 물음에 도달했다:

"나는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
"나는 얼만큼 중요한 사람인가?"









20.2.22 (토)


-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만 잤다.

씻고, 밥을 먹고, 이를 닦고, 누워서 공상하고, 잠에 들고.
절전 모드의 날이 필요했다.
절전을 종료하고 나면 마음이 조금 무거워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서도.




- 나는 양질의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꿈과 현실의 중간쯤에 계속 다녀오게 된다.

최근들어 반복되는 종류는

'최악의 상황에서 나의 나태함으로 더 망해버린' 꿈,

예컨대

졸업학기에 취업을 했는데 기말고사 날짜를 놓쳐버려
입사도 취소되고 한학기를 더 다녀야 하게 된 꿈.

말도 안돼 어떻게 이럴 수 있지 하면서도

괜찮아 괜찮아 난 또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어 걱정마  를 되뇌이다
눈을 번쩍 뜨고 나면


현실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안도감과,

그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의 불안함을 짊어지고 지냈던 때와,
지금은 그때보다는 짐의 무게가 덜하다는 또 한번의 안도감과 함께,

가만히 눈을 감은 채로

빠르게 요동치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있으면

복잡한 감정들이 얽히고 섥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