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은 9시 30분 구성역. 7시 30분에 일어나도 아주 넉넉하게 도착. 동기 동생과 버스 옆자리에 앉아가며 새벽같이 안 일어나도 되는 것이 꽤나 쏠쏠한 행복임에 대해 떠들었다. "상대적으로 행복하네요" 라는데 맞는 말 같았다. 어찌됐든 아침이고 피곤하긴 하니.
3박4일을 함께 활동할 조가 편성되었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ground rule을 정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내 뒷조의 ground rule이 아주 인상깊었다:
① 워라밸 최대추구
② 질척거리지 않기
ㅋㅋㅋㅋㅋ 아주 마음에 들어 (동의를 구하지 않고) 수첩에 몰래 옮겨적었다.
이렇게 어쩔 수 없이 one of them이 되는 상황에선 기를 쓰고 동화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 같기도.
축구. 미식축구. 농구같은 구기 스포츠를 actual 혹은 virtual로 즐길 때, 어려서부터 나는 제치는 쪽을 선호했다. 제칠 때엔 좌우로 갈 수도 있겠지만, STOP이라는 선택지도 있다. 일류 프로들은 STOP에 더해 REVERSE를 선보인다. 나는 제임스 하든의 스텝백을 볼 때마다 아름다움을 느낀다.
STOP은 상당히 성공률이 높은 방법이다. 상대하는 측의 입장에선 직관적으로 떠올리기 어렵고, 실행하는 측의 입장에선 좌우에 비해 훨씬 부담이 크고 난이도도 높다. 관성을 역행하는 일은 그만큼 힘들다. 관성을 역행할 수 있는 능력은 대단히 희소하고 파괴력있는 능력이다.
모두들 말로는 아쉬울 때 헤어지자지만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렇게 하는 편이 본인에게 더 바람직함을 알고 있지만 힘든 일이다.
아쉬움을 느낀다는 건 이미 관성에 들어왔다는 뜻이다.
아쉬움과 질척임 사이에서 고민하고 싶지 않다면, 아예 애초에 관성에 진입하지 않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잊지 말자.
[내일이 되면 없어질 것들에게
마음 주지 않기]
마음주지 않을 사람에겐 웃어줄 필요도, 경청하는 척을 해줄 필요도 없다.
마음에도 없는 액션을 하면 힘들어지는 건 나일 뿐이다.
이번 그룹연수는
새로운 / 일회성 게임의 성격이 짙어
이 준칙을 실험해볼 수 있는 아주 적합한 기회였다.
실험의 결과는 어떠한가?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