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31일 화요일

17년 1월의 썰판기




#1. 스타벅스는 분기에 한번씩

가끔 아침에 도서관을 가기 전에 맥도날드에 들러 맥모닝세트를 커피+점심밥용으로 사간다. 오늘은 두뇌에 심한 부하를 줘야할 공부가 예정되어 있어서 당을 미리 좀 충전시켜두고 싶었다. 카페인∧당의 최고봉은 역시 바닐라라떼지만 당연히 맥도날드에서 라떼를 팔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머핀만 단품으로 사서 나왔다. 로널드 맥도날드가 들고 있는 음료는 왠지 진한 검은색일 것만 같았다.

주위를 둘러봤지만 연건 스타벅스뿐. 이렇게 불가피하게 스타벅스를 가야할 때 가격표를 보고 상처받지 않으려고 기프티콘을 아껴두지. 과거의 나에 대한 애정이 솟구치는 순간. 보통 분기에 한번쯤 가게 되는데 살짝 이른감이 있지만 오늘이 17년 1/4분기 스벅데이. 작년 생일에 받은 기프티콘을 기분좋게 쓰고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모처럼만에 카톡을 깔아 잘 먹었다는 인사와 인증샷을 보냈다. 카톡을 보면 보고싶은 사람이 너무 많아 마음이 쓸쓸해진다. 그래서 싫어.

점심에 맥모닝을 먹으면서 문득, 설마, 혹시나해서, 맥도날드 바닐라라떼라고 검색해봤는데 있었다.












#2. 생애 최초 F받은 썰

은 별로 하고 싶지 않음.
(기말 레포트 마감날짜를 1주일 뒤로 알았다)
(브금: 그런 짓은 하지 말아야 했는데 난 그 사실을 몰랐어~)











#3. 불낸 썰

다음 중 잘못된 부분을 고르시오.
주어진 글 다음에 이어질 상황으로 적절한 것은?

㉠방에서 인강을 듣다가 컵라면이 먹고 싶어졌다. --> ㉡커피포트에 물을 받았다. --> ㉢인덕션을 틀어 커피포트를 올려놓고 컵라면을 뜯어 스프를 부어두었다. --> ㉣물이 끓는동안 반찬을 꺼냈다.


반찬을 꺼내던 중 물을 올린지 1분도 안됐는데 이상한 냄새가 나서 뭐지...?하고 뒤돌아봤더니 내가 태어나서 눈으로 본 연기 중 수능시험장 화장실 다음으로 가장 많은 연기가 나고 있었다.

그리고 난 한참동안 연기를 빼내면서도 화재의 원인을 이해하지 못해 어리둥절했다.











#4. 아마겟돈

롯데마트 앞 삼거리에서 집쪽으로 탁 틀으니까 세상에 보름달이 너무 커서 진짜로 아마겟돈인줄 알았다. 사진을 찍어뒀어야 됐는데. 이제부턴 실제상황을 대비해 지갑에 사과나무씨 한개를 가지고 다니기로 했다.











#5. 4500원 치고는 꽤나 부실한 교식 

뻑뻑한 불고기, 짠 순두부찌개. 탄수화물과 나트륨을 억지로 밀어넣으며 '나는 먹기 위해 사는가, 살기 위해 먹는가' 생각했다.










#6. 신서유기

취향저격 예능 발견. 아까워서 자기전에 몰래 딱 두개씩만 까먹는중.
이수근은 천재가 분명하다.














#7. 어쩌면+모놀로그

요즘 맨날 듣는 노래. 이 노래를 언제 들었냐면은...으로 시작하는 썰을 술자리에서 푼다면 P가놈들이 듣자마자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게 분명하다. 



타 이처야~~해~~~욥↗!!(단호)











#8. 스트레스 해소법

매운걸 좋아는 하는데 심각하게 못먹는다. 

군대에서 불닭볶음면이라는 신세계를 접한 이후 내게 생긴 취미는 창문을 꽉 닫고, 
허언증갤러리를 보면서(처음 이짓을 할때 봤던게 허언증갤러리라 전통을 보전하기로 했다), 눈물 펑펑 흘리면서 유명한 짬뽕집의 시그니처 짬뽕을 완뽕하는것. 

딱히 주기는 없고 오늘이다 싶을 때? 
매번 짬뽕맛집을 검색하는것도 설레는 일이다.






이번 짬뽕집은 여긴데 와 강추. 
짬뽕에 오징어 한마리가 통째로 들어있다. 

그리고 역시 나한텐 폭력적으로 매웠다 ㅠㅠ 




이 짤을 보고 허언증갤러리에 입문했다. 내가 진짜 ㅋㅋㅋㅋㅋ









#9. 징거타코더블

더블다운맥스를 사려다 궁금해서 사봤는데 매워서 죽었다고 한다.









#10. 일회성이 짙은 관계 


일회성이 짙은 관계에선 여러 가면을 써보고 싶어진다. 사람들은 커피 주문할때 뭐라고들 말할까? 100에 99는 "[따뜻한/아이스] [커피이름] [n잔]주세요."라고 하지 않을까? 오늘은 뭔가 좀 다르게 주문해보고 싶어졌다. 귀가길 다농 근처 카페에 들러


'아메리카노와 바닐라라떼를 살게요'라는 어법엔 맞지만 굉장히 어색한 말로 커피를 사먹었다. 만족.









#11. 17년들어 가장 크게 웃은 동영상




이별은 너와 나의 치킨이야






#12. 광치료

아침에 호수공원 앞에서 햇빛을 가득 받으면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광치료라는 단어가 떠올라서 혹시나 하고 쳐봤더니 그런 말이 진짜로 있더라구. 그래서 요즘엔 커튼도 안치고 알람도 안하고 잔다. 발랄한 영화의 주인공은 꼭 환한 방에서 기지개를 핀다.



2017년 1월 2일 월요일

반오십 첫 잡기









얼마전 로그원 관련된 유튜브 동영상을 보다가 우연히 퀄리티 높은 알투디투 장난감(interactive robotic droid라는듯)을 봤는데 보는순간 반했다. 마음 다 뺏겨버림. 알투가 불후의 띵곡 cantina band에 맞춰 춤을 추는데




아 이럴때 사람들이 심쿵한다고 하는 거구나...


R2-D2와 그로밋이 있다면 난 화성에서도 눌러앉아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화성에 갈 그날이 오기전에 반드시 강아지를 키울 예정인데 이름은 '로미'로 내정되어 있다. (그)로미. 월리스처럼 차려입고 옆에 로미를 앉힌 다음에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을거야. 






최근엔 디시위키를 보는 소소한 재미에 빠져있다. 자기전에 랜덤 눌러서 이것저것 보면 아주 재밌는 드립들이 많다. 이불 덮고 아늑하게 낄낄대다 슥 잠이 들때면 이런게 행복인가 싶기도 하고...ㅋㅋㅋ 요즘엔 아는형님을 빼면 한시간정도 넋놓고 웃을 수 있는 예능이 당최 없어서 참 아쉽다. 무한도전은 세물 갔고, 마리텔도 RIP고...옛날에 음악의 신도 진짜 재밌었는데.


엊그제엔 폴라초이스에서 주문한 바하가 도착했는데 효과가 드라마틱하다. 획일화니 몰개성이니 클론이니 뭐니 해도 남들이 좋다는데엔 정말 다 이유가 있는 법인 것 같다. 쇼핑할땐 두번다시 모난돌이 되지 않겠어요.



새해는 지하에서 따뜻하게 맞이했다. 타임스퀘어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일찍부터 기가 다 빨렸다고 투덜거렸지만 다음 새해엔 지상에서 불특정다수 속에 섞여 하루만큼은 동질감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난 C가 연말이니까 로또를 사자고 해 같이 김칫국을 몇잔 나눠마시며 설레발좀 치다가 기대상금액이 복권가격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불리한 내기에 응했다. 나 미시 불확실성파트 꽤 열심히 공부했었는데...딱 하루만 극단적인 위험선호자가 된 셈 치기로 했다. 2시간의 (상상 속)행복은 만원 정도의 값은 하는 것 같다(고 합리화할래).



세명이서 사진관에 가 사진을 찍었는데 사장님의 사진은 내년에 찾아가라는 언어유희에 감탄했다. 우리들의 원판에 하자가 없잖아 있긴 하지만 보정은 잘 못하시더라고...죄송해요.


폭력배 카메라에게 팩트로 두드려맞고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이번에도 또 우리랑 참 연이 깊은 그놈의 닭한마리를 먹는데ㅋㅋㅋㅋㅋ친구 한명이 거의 백종원이 되어서 닭한마리 가이드를 해줘서 너무 웃겼다. 이제 술은 섞어 먹지 말아야지.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만 후유증이 너무 크다...-_- 저런 고생 안 사. 하지만 소주? 맥주?하고 물어보면 물론 '당연히 소맥이지'라고 대답할 예정.




그래서 너는 지금 행복해? 살아남는 자가 강한자라고들 하는데 너무 퍽퍽한 말이 아니니. 너는 carry on이니 live니. 지금 내 꿈의 색깔은 최소한 회색은 아니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어.



half to fifty라고 그렇게 놀려대다가 드디어 내가 되어버렸다. 별로 춥지 않은 25살의 첫 새벽, 내가 진짜 이뤄내고 싶은 일. 내가 진짜 원하는 삶. 내가 속해야 하는 곳이 어디인지 조금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