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5일 토요일

kleenex


기억과 감정은 상대적이다. 나에게는 100인 순간이 상대방에게는 10일 수 있는 것이고, 나에게 상대방은 one of one이어도 나는 상대방에게 one of them일 수 있는 것이다.


어젯밤엔 축축한 첫눈이 펑펑 내렸다. 작년 첫눈이 생각난다. 그때도 글을 남겼었다. 첫눈이라는 이벤트는 '작년 이때쯤 난 뭘했지'하고 돌아볼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을 주어서 좋다고 했었는데. 너무 좋아서 애처럼 방방 뛰어다녔던게 기억난다. 내년 첫눈이 내릴 때 오늘은 어떻게 기억될까. 


술이 덜 깨 어지러운 머리와 로션 하나 바르지 못해 푸석한 얼굴로 면접을 보러갔다. 젊은 면접관의 얼굴을 마주보며, 어젯밤 00의 진심인지 가면인지 모를 웃음을 떠올렸고, 그 웃음을 잠시 빌려보았다. "하게되면 다 할 수 있어"라고 말했었나. 맞다. 난 할 수 있었다.



딱 솔직해져야 하는 순간에만 완벽히 솔직해질 수 있는 사람이 될 것. 솔직해진다는 것은 순간의 감정에 이끌린 과장이나 덧붙임을 하지 않음을 포함한다.





(첫눈덕분에 오늘 하늘은 어찌나 푸르고 곱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