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2일 토요일

자유만끽



#1.


2시간30분 정도 고속버스를 타고 범계역 근처에서 내렸다. 시베리아 횡단버스에서도 이렇게는 안틀 것 같은 히터와 + 환기가 전혀 안되는 실내 덕분인지 내리자마자 코감기에 걸렸음을 직감했다. 가장 감기에 걸리기 쉬운 곳에서는 멀쩡하더니 이렇게 막판에 걸려버릴 줄이야. 내 황금같은 주말이😭 역시 삶에는 생각치도 못했던 많은 변수가 개입한다.








#2.


오랜만에 다시 보는 내방. 시켜둔 택배들이 날 반겼다. '생각했던 것만큼 뭔가가 있지는 않구나, 그냥 그대로구나, 달라진 건 나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예비역 병장인 나는 그런 기분 20대 초반에 이미 다 경험해봤다. 애완동물 한마리쯤이 반겨줬으면 그때보단 기분이 좋았을 것 같은데. 첫 월급으로는 입양을 해야겠다..! 수차례 공표된 바와 같이 이름은 로미로 내정되어 있다.







#3.




지하주차장에는 내 비공식 첫 차 레이!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열었다.







실내는 기대이상! 공간은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널찍하다. 가장 맘에 드는 건 저 팔걸이. 변속기 위치도 딱 알맞다. 팔걸이에 손을 올리면 손이 딱 변속기에 닿는다. 빨간불에 정차할 땐 중립으로 두는데 상당히 편하다. 첫차라서 콩깍지가 씌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아담해서 주차하기도 편하고 마음에 쏙 든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내장네비의 성능이 절망적이다. 일단 터치가..... ㅍ을 누르면 ㅈ이 눌릴 정도로 엉망이다. 얼마전 무제한 요금제로 바꾼 김에 핸드폰 네비를 쓰기로 하고 송풍구 장착식 홀더를 구매했다. 사는 김에 커여운 방향제도 같이 샀다. 사실 너무 커여워서 안 살 수가 없었음. 내 시야에 들어올 때마다 저 표정으로 한번씩 웃기로 했다😊








#4.




바삭한 후라이드치킨이 먹고 싶어 롯데마트에 갔다. 통큰치킨 같이 조리코너에서 파는 치킨을 사서 올 생각이었지만 가보니 전부 품절.. 그냥 집에 가야되나, BBQ같은데서 시키는 건 너무 비싼데, 초밥이나 사갈까, 하는 생각을 하던 차에 불현듯 여름에 집에서 공부할 때 자주 시켜먹었던 '롯데마트의왕점 롯데리아'가 떠올랐다. 찾아보니 저~~ 안쪽에 있었다. 왁자지껄한 곳을 싫어하는 나도 자주 올 수 있을만큼 생각보다 조용하고 깔끔! 치킨 3조각을 시키는데 내가 원하는 부위를 선택할 수 있게 해줘서 놀랐다.







모처럼만에 간단하게 한잔 하고 싶었다. 소주는 원래 써서 싫어하고, 맥주는 좋아하긴 하는데 맥주를 마시면 담배를 피고 싶어질 것 같아서 패스, 그래서 선택한 샹그리아. 치즈랑 먹고 싶어서 라코타치즈를 샀는데 집에 마침 딸기가 있었다. 배불리 먹으면서 3잔쯤 마시니까 알딸딸하기도 하고 담배가 무척 피우고 싶어졌지만 그동안 지금보다 더 피고 싶은 상황에서도 참아온 게 아까워서 그냥 발닦고 푹 잤다.